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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에게 친절하세요 - 화성의 인류학자 템플 그랜딘 이야기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46
베아트리체 마시니 지음, 빅토리아 파키니 그림, 김현주 옮김, 동물자유연대 추천 / 책속물고기 / 2017년 1월
평점 :
언젠가 템플 그랜딘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그 때 템플 그랜딘이 사람 이름이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템플 그랜딘이라는 사람이 참 매력적이기도 했고, 템플 그랜딘이 세상을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도 영화 화면에 그림을 입혀 특별하게 표현해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그냥 영화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봤는데, 마지막에 이 영화가 실화였다는 걸 알게 된 후 감동이 더 밀려왔다.
영화 마지막에 이런 자막이 나온다. '템플은 현재 콜로라도 주립대 교수이며 전세계적으로 자폐증과 동물관리에 관한 강의를 다니고 있다. 오늘날 북미에서 길러지는 소들의 절반 이상이 템플이 설계한 인도적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의 부제가 '화성의 인류학자 템플 그랜딘 이야기'인데, 이걸 보는 순간 '아!'하고, 예전에 본 그 영화가 떠올랐다. 그렇다. 이 책은 템플 그랜딘의 위인전이다. 자폐를 앓고 있는 템플 그랜딘이 자폐를 이겨내고 학교 생활을 해 나가는 과정,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연구하여 동물을 위한 동물 사육 및 도축 시설을 만든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이 책 또한 영화처럼 단순한 위인전의 형식을 벗어나 자폐를 앓고 있는 템플 그랜딘의 생각이나 행동을 특별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새로웠다. 프롤로그부터 누워서 소 사진을 찍고 있는 템플 그랜딘의 혼잣말로 시작한다. 그리고 상상의 친구 비츠반과의 대화가 중간 중간 등장하는데, 템플 그랜딘이 자기 자신과 어떤 대화를 하는지도 들여다 볼 수 있다. 유명한 신경학자이자 작가인 올리버 색스와 인터뷰를 하고 책도 나왔다고 한다. 책 제목은 '화성의 인류학자'라고 한다. 인터뷰 때 템플 그랜딘이 '나는 화성의 인류학자 인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해서 그렇게 붙여졌다고.
현재의 템플이 하는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내가 더 이상 이렇게 자폐증 환자로 살지 않아도 된다고 선택하라고 하면, 나는 단번에 거절 스위치를 누를 거예요. 자폐증은 제 일부거든요.'
나도 템플처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하자고 스스로에게 말해 본다.
덧. 이 책은 얇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이 보기에는 구성이나 표현이 다소 어렵고 중학년 이상이 보면 좋겠다.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흥미로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