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할멈(부모님)과 산냥이(나)

호호당 산냥이 -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저학년) ㅣ 첫 읽기책 18
박보영 지음, 김민우 그림 / 창비 / 2025년 3월

창비 첫 읽기 책 시리즈에는 좋은 책이 참 많다. 꼬마 너구리 요요, 제비꽃 마을의 사계절, 까먹어도 될까요 책들 모두 재미있게 읽었다. 문장이 짧고 쉬우며, 글씨도 큼지막해 눈에 잘 들어온다. 그림책에서 이야기책으로 넘어가는 저학년 친구들이 읽기에 딱 좋은 책이다. 

이 책이 생활 동화가 아니라 동물이 주인공인 것도 흥미롭다. 호호당이라는 약방을 운영하는 산군인 호호할멈과 그 밑에서 일하는 조수 산냥이. 겉으로는 사고뭉치 산냥이에게 잔소리를 퍼붓지만 사실 산냥이를 구해주기도 했으며 매우 아낀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아마도 호호할멈(부모님)에게 잘 하고 싶어 나름대로 노력하지만 결국 실수를 하고 잔소리를 듣게 되는 산냥이가 나 같아서 금방 마음을 줄 것이다. 그리고 늘 잔소리를 하지만 호호할멈(부모님)의 보물1호가 결국 산냥이(나)임을 깨닫는 마지막 순간에는 호호할멈에게 마음을 주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읽으며 산냥이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호호할멈에게서는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의 마음이 위로를 얻고 따듯해지길 바란다.

산냥이의 미숙하지만 애쓰는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귀엽고, 이런 산냥이를 품어주는 호호할멈의 품이 참 따뜻한 책으로 저학년 친구들과 부모님이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