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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요정과 꼬마꽃벌 - 제2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ㅣ 반달문고 41
정범종 지음, 김재희 그림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평점 :
오랜만에 만난 요즘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그려낸 책이었다. 코로나 시대 마스크를 써야 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그렇고, 단톡방에 모여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나 어른들에게도 주눅들지 않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려 하는 모습들이 그랬다.
아파트 단지 화단에 죽은 나무를 베어낸 자리가 생겨 가꾸게 된 봉숭아밭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천식때문에 코로나 이전부터 마스크를 쓰고 다녀 마스크요정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초희가 주인공이다.
초희는 봉숭아밭을 가꾸면서 그곳에서 꼬마꽃벌을 만나고 이들을 소중히 여긴다. 그런데 아파트에서는 화단에 다시 나무를 심으려 하고, 모기약까지 치려고 한다. 초희와 친구들은 봉숭아밭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낸다. 어린이도 함께 하는 투표를 하자고 관리소에 건의도 하고, 피켓을 들고 손가락 글씨 시위를 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여러 어른들께 조언도 듣고 또는 어른들과 싸우기도 한다. 그리고 단톡방에서 의견을 나누며 스스로 공부하고 답을 찾아간다. 아이들은 답은 누가 제시해 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찾아내야 하는 것임을 배운다. 책 끝부분, 봉숭아 씨앗을 받고 내년에 봉숭아를 어디에 심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하다.
곁가지로 등장하는 길고양이와 소통하는 친구 길주 이야기도 좋았다. 봉숭아, 씨앗, 꼬마꽃벌, 길고양이라는 소재를 통해 요즘 아이들에게 필요한 생태감수성을 일깨워주는 귀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