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 -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13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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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대의 수학여행비가 없어 수학여행을 포기한 현정인, 이 책의 주인공이다.

비록 돈은 없지만 현명한 할머니, 폐지값을 여유있게 쳐 주는 고물상 아저씨, 마음을 나누는 친구 재아가 곁에 있다.

정인이에게 어느날 검은고양이 모습을 한 악마 '헬렐 벤 샤하르'가 나타난다. 악마는 정인이의 운명을 바꿔준다며, '만약에' 라는 상상을 해보라고 하며 계약을 맺고 싶어 한다. 넘어갈 듯 하면서도 정인이는 넘어가지 않고, 정인이와 악마의 티격태격, 팽팽한 대화가 재미있다.

악마가 제시한 '만약에'라는 이야기를 할머니께 꺼내자, 할머니의 현명한 대답이 돌아온다.

"상상은 해 볼 수 있지, 사람이니까. 근데 상상을 끝낼 줄도 알아야 한다."

정인이가 원하는 건 백만원 정도 있는 것. 이유는 이렇다.

"선택, 내가 뭔가를 고르는 거요. ... 백만원을 모으고 싶은 이유, 그 정도 돈이 있으면 고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결국 악마는 '만약에'의 삶을 정인이에게 보여주지만, 선택의 여지를 위한 백만원, 그 이상을 바라지 않는 정인이에게 지고 만다.

"그치만 이건 진짜가 아니에요. 어쩌면 나중엔 제가 만약에를 찾을 수도 있고, 파우스트라는 사람과 상담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냥 한번 더 진짜를 살아 볼게요."

가짜지만 높은 곳에 있는 '만약에'의 삶보다 낮지만 진짜인 이곳에서의 삶을 선택한 씩씩한 정인! 악마도 자신의 제안이 거절당했지만, 정인이와 지내면서 정이 들고, 정인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나보다. 정인이의 집에 묵은 숙박비로 정인이에게 마지막 선물을 보내고 사라진다.

식물을 좋아하는 재아를 통해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여러 식물들을 알게 되고, 둘은 햇볕을 많이 받아야 하지만 응달에서도 잘 자란 기특한 세잎클로버를 같이 바라본다. 꼭 꽃을 피운다는 기특한 클로버를.

정인(빛날 정, 사람 인, 빛나는 사람)과 악마(헬렐 벤 샤하르, 빛을 발하는 자)는 이름이 같다. 빛나지만 어느 곳에서 어떻게 빛나는 지도 중요한 것 같다. 정인이가 재아와 함께 바라 본 클로버처럼 응달에서도 잘 자라 소박하지만 하얗게 빛나는 꽃을 꼭 피우길, 마음속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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