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태평양연어는 항해 중에 스트레스 호르몬을 최대한 분비하면서 단식을 감행한다. 밤낮없이자연이 안배한 가혹한 시련에 맞서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어는 결국먹잇감이 되고 말지만, 몇 마리는 살아남아서 그들이 태어났던 그 실개천에 당도한 후 다음 세대를 산란한다.
이런 엄청난 항해에서 성공한 연어라면 바다로 되돌아가는 것은별문제가 없으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내리막길인 데다 물 흐름에 몸을맡기면 되니까. 그러나 연어는 어쩐 일인지 아예 바다로 갈 시도조차하지 않는다. 산란을 마친 연어는 마치 시들어 가는 식물처럼 몸이 순식간에 생애 말기의 쇠퇴에 접어든다. 강바닥의 모래에 수정된 알을감추고 난 성체 연어는 그 자리에서 죽는다. - P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