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뮤얼 카트라이트 Samuel Cartwirght는 1851년 논문「 니그로 인종의 질병과 신체적 특이성에 대한 보고서 Report on theDiseases and Physical Peculiarities of the Negro Race e]를 출판합니다. 이후 노예제 찬성론자들이 인용했던 이 논문에는 흑인만 걸릴 수 있는 정신질환인 출분증drapetomania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출분증은흑인이 자유를 찾아 떠나면서 자신의 삶을 망가뜨리는 어리석은 행동을 지칭하는 진단명입니다. 카트라이트에 따르면 흑인은 신체적·정신적 결함으로 인해 백인이 감독하고 돌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존재였고, 흑인에게 자유는 스스로를 백치나 정신이상자로 만드는, 멀리해야 할 나쁜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가짜 과학의 대표적 사례로 종종 인용되는 이 논문은 당시미국에서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유포됩니다. "노예제가 돌봄이필요한 노예에게 도움이 되는 친절한 제도"라는 노예 소유주들의 논리에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 P39
한 사회가 표준이라고 여기던 몸은 항상 기득권의 것이었습니다. 스스로의 존재를 의심할 필요가 없던 기득권은 소수자의 몸을 두고 매번 인간의 자격을 따져 물었지요. 그렇게 백인은 흑인이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는지 물었고, 남성은 여성이고등교육을 받아도 되는지 따졌고, 이성애자는 동성애자의 존재가 질병인지 질문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필요한 질문은 타인이 아닌 스스로를 향해 던져야 하는 것 아닐까요. "나는 정상인가? 그렇다면 정상의 의미는 무엇인가?"라고요. - P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