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하늘과 새 땅
리차드 미들톤 지음, 이용중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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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과 종말에 관해 성경적인 그림을 그려주는 책이다. 구약학자인만큼, 구약에서 시작되어 신약에서 종결되는 완성된 그림을 소개한다. 내용이 튼실하면서 어렵지도 않아서, 신학전공자와 비전공자 모두에게 추천할 만하다. 곁에 두고 찬찬히 읽으면 신앙에 크게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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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국가 - 세월호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
김애란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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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시기가 적절했고, 내용 또한 적확하다. 기억하려는 노력은 기록으로부터 시작됨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미문으로 가득하면서도 독자를 계몽하려 들지 않아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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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죽음 - 국내 최초, 죽음을 실험하다!
EBS <데스> 제작팀 지음 / 책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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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심하는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축복 중 최고의 축복>

 

 

모든 책은 모름지기 어떤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것이 과문한 내가 책을 바라보는 기본 시각이다. 이 책의 질문은 프롤로그에 실려 있는데, 짐짓 죽음의 실체란 무엇인가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죽음이 생에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11, 괄호 안 숫자는 쪽수, 이하 동일)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죽음을 겨냥하지만) 철학서적도 아니고, (과학적 접근을 시도하지만) 과학서적도 아니다. 오히려 (삶의 유익을 도모한다는 의미에서) 실용서적이자,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한다는 견지에서) 종교서적이다.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만(한국 사회에서 ‘EBS 다큐프라임은 이미 상당한 신뢰를 획득했다고 본다.), 이 책은 3부작으로 기획된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기록물이다. 책 역시 3부로 구성되었는데, 1메멘토 모리에서는 좋은 죽음과 나쁜 죽음, 2비탐 애테르남에서는 사후 세계와 의식, 3아르스 모르엔디에서는 죽음의 기술을 다룬다. 구성만 놓고 보자면 1부에서는 죽음에 대한 인식을, 2부에서는 죽음에 대한 신비(미스테리), 3부에서는 죽음을 직면하는 기술을 다룬다고 볼 수 있다.

 

1부의 제목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번역하면 죽음을 기억하라이다. 실체가 가늠되지 않고, 현세의 좋은 것/사람들과 이별하게 만드는 죽음. “죽음은 인간의 두려움을 대변한다.”(17) 하지만 재미있게도 그 두려움의 강도는 한 문화 집단이 그것에 대항하는 태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책은 죽음에 대한 상반된 태도에 따르는 판이한 결과를 보여준다. (사고와 같은) 끔찍한 모습의 죽음에 노출된 사람들은 성적 충동이 낮아지고 자기가 속한 그룹이 옳다고 믿는 내집단 편향성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반대로 (노화로 인한 자연사와 같은) 평온한 죽음의 얼굴과 조우한 사람들은 기부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정의에 대해 명민한 감각을 지니게 되며, 자신의 생을 재평가하는 등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그러므로 죽음에 대한 맹목적인 두려움은 극단적인 판단과 행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이미지를 살짝만 바꾸면 삶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건강을 위해 열심히 운동하게 되기도 하고, 이타심을 발휘하게 되기도 한다.”(87) “다시 말하면, 사회적으로 어떤 죽음의 이미지를 형성해 나가느냐 혹은 상기시켰느냐에 따라 그 사회 구성원들의 행동이나 또는 그들이 보이는 양상들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89) 정리하자면, 죽음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이면 사람이 공격적으로 변하고 긍정적이면 의미 있는 삶을 지향하는 쪽으로 행동한다. 이것이 1부의 결론이다.

 

영원(Eternity)’이라 번역되는 비탐 애테르남(Vitam aeternam)’을 제목으로 삼은 2부는 죽음의 신비스런 영역인 사후 세계와 의식에 관심 갖는다. 특히 근사체험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독자(시청자)를 약간 낚는(?) 기술을 발휘한다. (이것이 왜 낚시인지는 말미에 밝히겠다.) 근사체험이란, 알다시피, 의학적 사망상태에서 소생한 사람들이 고백하는 특별한 경험이다. 그들은 유체이탈을 경험하거나, 찰나의 시간에 삶을 회고하며, 죽은 이들을 만나고, 자기 육체로 복귀한다. 근사체험을 겪은 이들은 죽음 이후에도 의식이 지속된다는 사실에 크게 위안을 받으며, 죽음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세상만사에 물음표 붙이기가 직업인 과학자들이 이 신비한 현상을 규명하려 나섰다. 그들이 내놓은 대답이란, 뇌에 산소가 결핍되어서 그렇다, 약물을 투여해서 그렇다, 뇌 활동에 따른 착각일 뿐이다, 등인데, 말했다시피 근사체험은 의학적 사망 선고 상태에서 일어난 경험이라지 않은가. 그러니 그들의 화살은 모두 빗나갔으며, 정작 중요한 사실은 이것이다. 근사체험이 실재한다면 인간의 의식이 육체와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그렇다면 육체 죽음 이후에도 인간은 의식으로 영생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최첨단 물리이론인 양자물리학을 동원된다만 결론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것이 낚시인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근사체험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 이전과 이후의 삶이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대개는 긍정적으로.

 

죽음에 대한 태도가 삶의 태도를 결정하고(1), 근사체험을 겪은 이들의 삶이 이전과 같을 수 없었다면(2), 3부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아르스 모리엔디(Ars moriendi)’ 죽음의 기술(the art of dying)’이다. 3부 시작 부분에 이르러 이 책에서 가장 맘에 드는 문장을 발견했다. “죽음은 커다란 고독이다.”(161) (누구의 인용도 아닌 작가의 말이어서 더욱 맘에 들었다.) 이렇듯 모두들 죽음을 향해 각자의달음질을 하고 있다면, ‘잘 죽는다는 것’, 이른바 웰다잉(well-dying)’도 가능할까? 더 구체적으로는, 죽음을 어떻게 해야 잘 준비할 수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교육할 수 있을까? 이것이 3부의 질문이다.

 

질문에 답하기 위해 책은 흥미로운 행사들을 소개한다. 매년 5월 영국에서 열리는 죽음 알린 주간(Dying Matters Awareness Week)’과 영미 전역에 퍼진 데스 카페(Death Cafe)’, 그리고 영국 사우스햄프턴에서 개최되는 죽음을 맞이하기 좋은 날(A Dead Good Day Out)’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장()에 참여하는 이들은 삶을 관대하고 감사하며 살게 되었고, 궁극적으로 죽음이 인생을 기념하고 축복하는 일이 될 수 있다...!”(185)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죽음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서야 삶의 향기가 더욱 짙어졌다는 말인데... 이것이야말로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장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 의미 있는 교육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3부의 후반부는 이 질문에 답하며, 어린이,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죽음을 교육하는 방법론을 소개하고 있다. 여러 방법들이 있지만 결론은 이것이다. “삶을 잘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웰다잉’”(228)이라는 것. 한껏 죽음을 논했지만 결국엔 으로 돌아왔다. 그런 의미에서 진중권 교수가 강조한 우리 사회에 필요한 두 가지 교육은 의미심장하다. “사랑 교육(아르스 아마토리아)”죽음 교육(아르스 모리엔디)”(244). 그는 설명한다. “사랑이라는 것은 구성원을 공동체에 입장시키는 절차이며, “죽음이라는 것은 구성원을 공동체 바깥으로 퇴장시키는 절차”(244)이다. 생을 경축하며 살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죽는 것. 이것보다 더 축복된 일이 있을까? 책은 간접적으로 이렇게 묻는 듯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죽음이란 무엇인가(엘도라도, 2012)의 저자 셸리 케이건 교수의 입을 빌려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과제를 부여한다. “사람들이 덜 성취하고도 당혹함과 실망감에 자살할 필요가 없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더 우선적입니다.”(256) 그리고 이 질문은 책 전체의 질문이었던 죽음이 생에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11)와 상응한다.

 

생뚱맞은 전개이겠다만, 여기까지 꾸역꾸역 책을 요약해 왔으며, 생각보다 길게 쓰고 있는 자신에 놀라고 있는 필자는, 종교를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요새 세간의 뭇매를 자처하는) 기독교의 일원이다. 기독교 교리에는 종말론이란 것이 있는데,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세상의 끝 날에 펼쳐질 일들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세상에 종말이 있고 종말 이후에 심판이 있다면 지금 여기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니 그 어떠한 경우에도 (신에 대한) 믿음을 지키고 (인간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죽음을 그윽이 대면하면 삶을 극진히 살게 된다는, 이 책의 결론과 닮지 않았는가. 그러므로 서두에 말했듯 이 책은 일종의 종교서적이겠다.

 

바로 앞의 문장에 그렇게 표독한 표정을 짓지는 마시라. 종교서적들이 ‘EBS 다큐프라임팀의 저작처럼 심도 있고, 직관적이며, 압축적이라면 (다시 말해, 깊이 있고, 쉽고, 간결하다면), 제발 좀 종교서적들을 읽고 배우라며 성직자들이 신도들을 닦달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 (이것은 명백히 칭찬이다.) 이 책을 통해 다큐프라임 팀은 다시 한 번 빛나는 커리어를 쌓았다. 삶을 정성스레 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책의 말미에 죽음은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축복 중 최고의 축복이다.”(278)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이 인용되어 있는데, 이 말을 조금 비틀어 쓰고 마치겠다. ‘이 책은 죽음에 관심하는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축복 중 최고의 축복이다.’

 

 

 

_뱀발 하나 붙이자면, 206쪽에서 오타를 발견해버렸다. ‘teachable mement’가 아니라 ‘teachable moment’겠지. 그러나 괜찮다. 저술은 인간이 하지만 편집은 신이 한다고 했으니, 이까짓 오타쯤이야. 죽음처럼 편집도 신의 영역이니, 책의 교훈을 적용하자면, 편집자의 노고에 감사할수록 독서도 곡진해진다, 라고나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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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한 희망
김기석 지음 / 꽃자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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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려한 문장은 여전하며, 예전의 결기 또한 부활했다. 쉽사리 ‘도인’의 길을 택하지 않은 저자에게 고맙고 또 고맙다. 별점을 포대째 부어도 모자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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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그 아득한 희망을 걷다 - 르완다에서 강정까지 송강호의 평화 이야기
송강호 지음 / IVP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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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궁금해 성서를 펴면, 기독교란 종교 대신 예수와 만나게 된다. 마찬가지로, 강정과 평화란 이슈로 이 책을 들면 한 사람과 만날 것이다. 3,000년 전 예언자들이 보았던 평화세상을 여전히 꿈꾸는 송강호란 사람이 그 주인공이다. 만남을 후회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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