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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미술 ㅣ Art & Ideas 8
토니 고드프리 지음, 전혜숙 옮김 / 한길아트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Concertual Art Tony Godfrey)을 처음 알라딘에서 주문하면서 반가운 마음에 들떠있었던 기억이 난다. 온갖 미술이론서 가운데, 특히 현대미술, 그 가운데서도 개념미술만큼 다루기 어려운 분야가 또 있을까 싶다. 더구나 학문적인 글쓰기가 되지 않고서는 좀체로 독자들의 이해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조형예술 영역(혹은 범주)를 넘나드는 모습이 참으로 방사적인 개념미술부분이 토니 고드프리 나름의 체계로 다뤄져있어서 얼마나 반가왔는지 모른다.
비교적 어려운 분야로 여겨질 뿐만아니라, 온 문화예술 쟝르를 포괄하는 개념미술의 미학원리가 나름대로 쉽게 다루어져 있어서 2~3개월 주목하여 계속 궁리하며 읽어볼만했다. 모름지기 쉽게 쓰여지고, 쉽게 읽히는 책이 좋은 책이 아닐까? 대부분의 미술서적은 그림이 많아서 쉽게 보이거나 사전처럼 단순한 나열에 그쳐서 학문적 깊이를 의심케하기도 한다. 글쓰는 체계가 제 아무리 잘 잡혀있고 주요인물, 연표, 도판, 찾아보기 등에 자료의 집적이 충실하다할지라도 내용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기위함이 아니라면 무슨 소용일 것인가. 그런데 이 책은 쉽게 다뤄져 있다. 이 책에서는 Chapter마다 서두에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한 노래가사와 미학적 연구서의 일부분을 인용한다. 물론 예술가들의 행위, 설치, 회화와 조형예술 이외의 개념미술 소품들이 사진으로 곳곳에 삽입되고 짧은 설명이 되어있다.
생활 속에 영향끼친 개념미술의 인과관계가 드러나서 관심가진 독자에게는 더없는 기쁨을 준다. 살아오면서 혹은 살아가면서 현대( 20세기) 사회상, 특히 시각, 조형예술과 그 미학원리에 관심 갖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더러는 반가운 락, 팝 음악의 노래가사와 현대미학에 영향을 미친 프로이트, R. D. 랭, 비트겐슈타인, 푸코, 롤랑 바르트 등의 저술의 몇줄이 인용되어있어서 관심을 환기한다. 궁극적으로 생활 속에서 늘 접했던 조형물, 디자인, 환경컨셉등이 20세기 중반의 다양한 예술쟝르에서 비롯하였으며 예술가 개인의 감성, 관념에 따른 표현양식을 반영하고 있었음을 발견한 사람들은 행운을 잡은 셈일 것이다.
『개념미술』은 삶의 현장에도 다가가고, 거리, 미술관, 텔레비젼, 책, 음반 속에도 다가가는 예술가들의 사유와 표현의 한계를 폭발적으로 확장한다. 『개념미술』은 시각예술이 사진과 영화, 텔레비젼에 밀려 닫아진 공간(미술관)에 감금 혹은 소외되는 한계를 확인하고, 그러한 경계를 파기하는 다양한 작가들(코수스, 르윗, 뒤샹, 만초니, 라우센버그, 브루스 나우먼, 로버트 스미드슨, 이브 클랭, 존 발데사리, 드 쿠닝, 맨 레이, 브루데어스, 로즈마리 트로켈, 로타르 바움가르텐 등)의 작업들을 만나는 공간을 열어준다.
나는 미술사 세미나에서 지난 몇 주간 이 책을 보았지만, 또 다시 기회가 된다면 찬찬히 음미하면서 다시한번 보고, 읽고, 인용된 노래가사를 들으며 참고서적으로 좋을 미학원리를 인용한 글 본래의 책도 읽어보고싶다.
좋은 책을 번역, 출판, 배송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