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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박정진 지음 / 신세림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언론인이며 시인이며 인류학자인 박 정진 씨가 인류문명과 한국문화를 여성적 관점에서 새롭게 쓴 명상 에세이집 <여자>(신세림 1만원)를 펴냈다. 이 책은 특히 첫 여성 총리 한명숙 총리가 나오고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서울 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대통령 물망에 오르는 가운데 한국에서 <큰 여자의 출현>을 예언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종일관 상징과 은유적 어법으로 여성의 정치일선 등장을 예언하고 있는 이 책은 제 1장 천지경(天地經), 제 2장 대모경(大母經)으로 구성되고 있다. 페미니즘과 샤머니즘을 결합한 이 책은 특히 인류 문명과 한국문화를 집약한 압축파일과 같다. 때로는 시적 문체로, 때로는 산문적 논리로 문명과 역사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박 씨는 자신의 오랜 시적 작업과 글쓰기의 결정판이라고 말한다.
21세기, 여자의 시대를 맞아서 다른 어떤 책보다 여자, 혹은 여성성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출발하고 있는 이 책은 여자에서 출발한 문명이 가부장사회를 거쳐 결국 여자로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문명의 의식과 무의식을 건드리면서 사랑, 역사, 문명, 죽음, 신 등 인간의 보편적 주제들을 잠언적 기법으로 터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판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비할 수 있다.
국선도를 오랜 동안 닦아온 저자는 도리어 “우리 시대의 새로운 도덕경(道德經)”이라고 자부한다. 그는 도덕경의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 말하여지는 도는 항상적인 도가 아니다’를 ‘성가도 비상성(性可道 非常性): 말하여지는 성은 항상적인 성이 아니다’라고 말해 새로운 페미니즘의 출발을 선하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열거할 수 있다.
1. 샤머니즘과 페미니즘을 결합한 명상집이 나왔다. 네오 샤머니즘 계열의 명상집, <여자>는 우주를 여성중심으로 재해석한 <도덕경> 이후의 가장 은일한 에세이다. 동서고금의 경전이 표방한 평화와 인류애를 집약, 재해석하여 인간이 하나임을 새로운 언어로 집대성하고 있다
2. 인류 문명과 한국문화의 압축상징, 압축파일인 <여자>는 독자로 하여금 무의식 깊숙이 숨어있는 영혼과 본능을 건드리며 자각과 완성을 일깨우고 언제나 인생의 동반자가 될 것이다. 담백한 물김치 맛 같이 시원하고 통쾌한 명상집이다.
3. 이 책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신체적 형상에서부터 출발하여 두 발로 걷고 숨쉬고 음식을 먹고 재생산을 하고 사회를 만들고 제사를 지내고 권력경쟁을 하다가 하늘로 돌아가는, 현실계에서 상상계에 이르는 삶의 전 과정의 상징을 통해 여성으로 돌아갈 것을 역설하고 있다.
4. 지금, 우리는 엄청난 변화와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정음정양의 시대! 인류문명과 역사, 철학, 종교, 문학, 예술 전반에 걸쳐 고도의 비유와 직관으로 풀어준 우리 시대의 팡세. 역설과 모순을 뛰어넘는 문명통일과 인류통합의 다이아몬드! 에스프리! 알레고리!
5. 이보다 더 아름다운 시가 있을 수 없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산문은 있을 수가 없다. 이보다 더 정밀하고 친절한 예언서는 없다
6. 성령이 무엇이고 관음이 무엇이고 신들림이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이들의 비밀통로를 알게 된다.
7. 여자, 내 몸 안의 신이여, 여무여, 진여자여!
8. 이제 세상은 정음정양의 시대, 음이 음다워야 한다.
9. 드디어 한반도가 세계의 중심이 되는구나.
10. 서울(SEOUL)은 세계의 소울(SOUL)
11. 바리공주를 찾아라. 무궁화 꽃을 찾아라
12. 코리아(KOREA)는 살아있는 마리아(MARIA)
13. 여자가 아이를 낳지 않으면 세상은 망한다
14. 우주는 내 몸 안에 있나니, 바로 보아라
15. 한국의 희망! 21세기의 화두!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