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 30년 직장 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이북으로 구매하니 다운로드해서 환불도 안되네요
목차보고 상상가능한 내용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아요 앤간하면 사보지 마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벤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내 아이에게 이런 못된 짓을 한 놈이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놈이 매일 아침 감옥에서 내 아이를 해친 걸 후회하길 바래요."

리키 엄마의 말이지만, 책 전체에서 두 사람이 비슷한 말을 한다. 리키의 할아버지, 그리고 어벤저.

앞의 말 자체가 책의 핵심 아이디어를 분명하게 요약한다.

아이에게 나쁜 짓을 한 나쁜 놈을 처벌할 수 없다.(외국 도주)

복수는 법의 심판을 받는 걸로 한정한다.(직접 살인하지 않는다.)

아이라고 하기엔 어쨋든 법적으로 성인인 딸이 잔인하게 살해당한다. 변호사였던 아버지 덱스터는 베트남 전투 경험을 살려 딸의 살해범을 집요하게 추적해서 죽인다. 그러나 살해 경험은 그에게 만족감을 주지 않고, 그는 자신과 같은 경우를 당한 가족들에게 특정잡지로만 은밀하게 연락을 받아, 가족살해범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게 청부납치 부업을 한다.

설정이 좀 과한 면이 없지 않다. 리키는 하필 엄청난 대부호의 외동딸의 외동아들이다. 이 도련님은 특별히 착해서, 세르비아 참상이 너무 마음이 아픈 나머지, 제대로 보호도 받기 힘든 조그만 단체를 현지에서 찾아서 난민을 도와준다. 거기서 하필이면 세르비아 전체에서도 가장 흉악한 놈을만나 너무나 끔찍하게 죽는다.

그러나 세르비아의 현실을 간명하게 요약하는 작가의 글솜씨는 조금 과한 설정에도 덮어놓고 따라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세르비아와 베트남 같은 복잡한 전쟁을 간결하게 정리하는 필자의 능력은 작품의 스케일을 어마어마하게 끌어올린다. 추리소설에서 이만한 스케일을 가진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초반 전개의 흡입력에 비해, 악당의 철옹성에 잠입하는 장면이 조금 길어지면서 늘어지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여름 휴가용 소설로 이만한 소설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복수를 법의 심판으로 한정하다보니, 사적복수가 가지는 일탈의 쾌감, 혹은 딜레마나 고뇌, 복수 후의 황폐함 같은 건 찾아보기 힘들다. 장르소설로서는 적절한 제약인거 같기도 하지만, 역시 설정이 조금 과한 면이 있지 않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만히 앉아 있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 몸과 마음, 언어와 신체, 건강과 치유에 대한 한 회의주의자의 추적기
팀 파크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백년후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파스칼 이었던가 "사람이 불행한 것은 자기 방안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한 사람이? 대략 이런 요지의 말이었던 것 같은데 내용은 확실치 않다.

작가 팀 파크스도 같은 고민을 한다. '가만히 앉아 있는 법' 이라

말만 들으면 누워서 떡먹기 같은 느낌이지민,

지하철을 타본 사람은 그게 의외로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마시거나, 먹거나, 대화하거나,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책을 보거나 하다못해 잠이라도 잔다.

그저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않고 가만히 있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팀파크스는 만성 통증에 시달리다, 명상으로 통증을 경감시킨 경우를 알게 되고

이를 시도해본다. 긴장 이완에서 시작한 명상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관계로 인한

상처와 강박을 돌이켜 보게한다.

가만히 아무 것도 하지 않기에는 늘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그의 모습은

나에게도 낯익다. 잠깐이라도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보거나, 듣거나, 읽거나, 그게 무엇이라도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은 대부분의 현대인이 가진 강박일 것이다.

시간은 금이니까. 하지만 우리가 정말 시간을 그렇게나 귀하게 대하고 있을까?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상태는 일종의 불안발작 같은게 아닐까?

파크스의 불안과 고통, 갈등은 우리 모두의 것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기에,

명상으로 그런 고통을 조금은 경감시킨 그의 임상 사례는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거라고 본다.

게다가, 그는 아주 유머스럽고, 솔직한 사람이라 읽다보면 호감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영미문학계에서는 부커상 수상 최종 후보에 든 유명 작가라는데 국내에 번역 출간된 작품이 적은게 안타깝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젯밤
제임스 설터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보르헤스의 “두 왕과 두 개의 미로”에는 바빌로니아의 왕과 아랍의 왕이 나온다. 바빌로니아의 왕이 만든 미로에서 헤메다 신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온 아랍의 왕은 바빌로니아 왕을 자신의 미로로 데려간다. 그곳은 끝도 없는 사막으로 바빌로니아 왕은 결국 굶주림과 갈증으로 죽는다.

이 소설은 허구와 실제에 대한 우화다. 바빌로니아의 왕이 만든 인공의 미로는 아랍의 왕이 가진 사막을 넘어설 수 없다. 대부분의 소설도 그렇다. 가공의 이야기인 소설이나 영화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온갖 우연, 비상식, 황당한 사건에 비하면 얼마나 정돈되어 있는가. ‘백년동안의 고독’이 아무리 환상적인 이야기라도, 노동자 3천명이 기차에 실려 바다에 수장되는 현실보다 더 비현실적일 수 있을까?

제임스 설터 소설의 놀라운 점은 짜여진 이야기에서 일상의 비현실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아무런 미사여구도 감정의 고조도 불필요한 수식도 없이 그저 건조하게 이런 일이 당신의 삶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나는 일이라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가지만 사실 우리는 많은 것을 품고 살고 있지 않냐고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의 일상이 균열하는 순간이다. <혜성>에서 아내는 남편의 과거를 술에 취해 폭로한다. 아무도 알고 싶지 않고, 듣고 싶지 않아 하는 이야기. 서로의 곤란한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고, 또 그러려고 피상적인 말들만 오가는 자리에서 그런 폭로가 주는 당혹감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정돈되고, 질서정연한 매일매일이 어떻게 깨어지는지, 예의바른 인사말 아래 얼마나 많은 가시 돋친, 유혹적인, 때로 잔인한 말들을 감추고 눌러두는지. 그리고 때로 어떤 순간, 그 억눌린 말, 마음, 욕망이 분출되고 드러나는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중년의 사내가 내밀하게 감추어두었던 욕망은 우리가 마음속에 품어두고 가끔 꺼내보는 그것과 너무나 닮아있지 않은가.

때로 단순한 균열을 바라보고, 삶의 속살을 보는 것을 넘어,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순간도 있다. 남편과 부인은 서로 정말 참기 힘든 것은 하지 말아달라고 말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평화로운 휴일 아침, 부인은 남편에게 지금 잔디밭에서 아들과 놀고 있는 남편의 친구와 더 이상 자지 말아달라고 말한다. 심지어 그 친구는 지금 그들의 집에 신세를 지고 있었다. 둘은 집 밖에 작은 아파트를 얻어두고 거기서 만나곤 했다. 남편은 아니라고, 그런 일은 없다고, 당신 착각이라고 말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안다. 더 이상 사랑하는 '그'와는 만날 수 없는 것이다. 그는 생각한다. "난 오랫동안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었을 뿐이다. 내게 특별히 더 그랬다 해도 그 사실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읽는 순간 누구든 말도 안되는 논리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절실한 마음에,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또 믿어 버리는 순간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포기>

그래서 설터의 소설은 또한 순간의 포착이다. “여자의 머리칼 위로 불빛이 반짝였고, 누군가 여자에게 택시 문을 열어주었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모든 걸 가졌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다.”<귀고리> 누구보다도 용감하고, 아빠를 사랑하는 딸과 함께 휴가를 갔다. 모든 게 완벽하다고 생각한 순간, 스쳐지나가는 아름다운 여자가 그 모든 것을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평온한 하루하루의 어느 순간, 마치 맨홀에 빠지는 것 같은 순간을 맞게 된다. 그저 재수 없었다고 하기엔, 그 구멍을 판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다. 마음속에서 은밀히, 때로 부끄러워하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욕망, 바램, 기억이 한참 후에 내가 여기 있다고, 모르는 척 했지만 계속 있었다고 빚쟁이처럼 나타난다. <방콕>의 남자는 가정을 꾸렸지만, 옛 애인의 제의에 흔들린다. 아닌 척 했지만, 그 자신도 알고 있다.

때로 그 순간은 내적인 방황만이 아닐 수도 있다. 친구들과 흥겨운 저녁을 보내고,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다가, 집에 가겠다고 일어난 제인은 택시에서 눈물을 쏟는다. <뉴욕의 밤> 암 4기라는 것을 알게 돼서. 남자친구는 없지만, 괜찮은 직장에 다니고 있고, 가욋돈을 투자해서 꽤 수익을 남기기도 했다. 크게 문제가 있지도 없지도 않은 인생. 어떻게 생각하면 너무 노골적인 이야기인데도, 설터의 담담한 어투는 제인의 외로움을 더 뼈저리게 전달해준다. 죽음을 앞에 둔 인간의 아득할 만큼 깊은 외로움, 슬픔은 친구들과의 시시한 대화로 인해 더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표제작인 <어젯밤>은 더 극적이다. 암 말기인 아내의 안락사를 도와주고 애인과 하룻밤을 보내고 났더니, 아침에 아내가 이층에서 걸어내려 온다. 읽으면서도 얼굴이 붉어지는 것 같은 어처구니없는 상황. 부끄럽고 어찌할 바 모르는 그런 순간을, 그러나 누구나 경험했고, 누구나 알고 있다. 어찌 보면 지나치게 멜로드라마 같은, 뜬금없거나 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설정들이다. 그러나 설터의 정말 놀라운 점은 이 황당한 이야기들이 반전이나 막장이 아니라, 우리 누구나가 삶을 살면서 마주칠 수 있는 순간으로 느껴지게 만든다는 점이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저자는 작품 중 대부분이 어딘가에서 들은 이야기에 살을 붙여 만들어냈다고 전한다. 그럴 법하다. 오히려 상상해서는 나오기 힘든 이야기일 것이다. 그만큼 설터가 풀어놓는 이야기가 범상치 않다. 흥미 거리로 전하는 사소한 남의 얘기, 오다가다 재미로 하는 말들에서 삶의 균열, 상처, 비밀을 엿보고 그것을 바로 나의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질 수 있게 능숙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작가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미로 같은 끝을 기대할 수 없다. 미로는 아무리 복잡해도 결국 시작과 끝이 있다. 그의 소설은 너무나 현실에 닿아 있어서 이야기의 끝이 서사의 끝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다 읽고 나도, 마치 끝없는 사막 한 복판에 서 있는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책도 당연히 사람처럼 첫인상이 있다. 그 첫인상은 주로 저자, 표지, 띠지나 광고 따위로 결정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제목일 것이다. 

도서관에서 아찔할 정도로 오래 기다리면서까지 이 책을 읽기로 결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도 당연히 제목이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니. 도발적이면서도 궁금증이 먹구름처럼 뭉글뭉글 일어나지 않는가. 100 페이지 가량 읽었을 때, 기대랑 살짝 괴리가 있지만, 추리소설은 항상 후반부에 무언가를 남겨둔다는 기대가 있었다. 300 페이지가 넘어가자, 여태까지 읽은 게 아까워서 읽는 전형적인 경우가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 책 제목에서 무엇을 연상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내 경우엔, 식상하지만, 현대 독일을 배경으로 한 백설공주 이야기의 스릴러적 변주.. 뭐 이런 것이었다. 독일에서도 무진장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였다지 않은가. '삼월은 붉은 구렁을' 처럼 닮은 듯 다른 듯, 익숙한듯 낯설은 듯 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을까. 그런 기대가 있었다. 

 혹시 누군가 나 같은 기대를 하고 있다면, 정말 말리고 싶다. 그냥 아무런 선입견 없이 보기에도 탁월한 추리소설이라고는 결코 할 수 없다. 심지어 여기에 다른 기대까지 있다면, 정말 많이 실망하게 될 것이다.  

이건 스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체 내용에서 백설공주와 관련된 내용은 피해자가 백설공주를 닮았다는 것 정도가 다다.  

이런 제목 짓기는 공정거래위원회나 소비자보호원에서 단속해야할 '과대광고'가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