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urblue > 감꽃 - 장석남

 

  감꽃

   감꽃이 피었다 지는 사이엔
   이 세상에 와서 울음 없이 하루를 다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는 믿을 수가 없다

   감꽃이 저렇게 무명빛인 것을 보면
   지나가는 누구나
   울음을 청하여올 것만 같다

   감꽃이 피었다 지는 사이는 마당에
   무명 차양을 늘인 셈이다
   햇빛은 문밖에서 끝까지
   숨죽이다 갈 뿐이다

   햇빛이 오고 
   햇빛이 또 가고
   그 오고 가는 여정이
   다는 아니어도 감꽃 아래서는
   一切(일체)가 다 설움을 건너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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