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레모사‘와 ‘지구 끝의 온실‘을 거쳐 ‘파견자들‘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계신 작가님. 경이롭다는 말 이외에 무엇이 필요할까?우주에서 왔다는 범람체라는 존재는 인간에게 침투해 광증을 발현시킨다. 어릴 적 범람체가 침투했지만 광증을 일으키지 않고 살아남은 태린은 범람체로 오염된 지상을 조사하는 파견자가 되지만 도리어 지상에서 범람화되고도 자아를 완전히 잃어버리지 않은 사람들을 발견하게 된다.결국 이 이야기도 므레모사의 귀환자처럼 또다른 삶의 형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이야기이다. 므레모사에서는 귀환자를 숨겨서 살게 했지만 파견자에서는 전이자(범람화된 인간)와 인간 사이에 느슨하게나마 공존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더 발전된 세계를 작가님이 창조해 내신 것 같다.범람체는 균류, 곰팡이류, 버섯류 등에서 만들었다고 했는데 글을 읽는 동안 나는 계속 인간 뇌의 신경망을 생각하고 있었다. 연결을 통해 감각적으로 세상을 인식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다. 물론 인간은 주로 시각을, 범람체는 촉각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지만.태린이 겪었을 수많은 갈등과 혼란, 고난. 그 와중에도 느꼈을 사랑과 경이로음 등 여러 감정이 잘 느껴져서 좋았다. 이제프가 살았더라면 결국 태린을 이해하게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끝내 범람화된 인간을 인간으로 인정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작품의 결말을 수긍할 수 있었다.계속 김초엽 작가님의 작품들을 기다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