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파도 같은 거야. 순식간에 사람을 집어삼키거든. 그 파도가 덮쳐 오는 순간 눈을 꼭 감고 물에 잠겨 허우적대지만, 그 물결은 곧 빠져 버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여자들은 그 파도의 잔물결에 잠겨 있는 것은 자신뿐이라는 걸 깨닫지. 정신 차리고 보니 자신을 집어삼킨 파도는 이미 다른 곳으로 가서, 그런 적도 없었던 적 시치미를 떼고 다른 이를 집어삼키고 있는 꼴을 보여 줘. 그게 남자들이야."
"웃기지. 이쪽은 이미 소금물에 젖어서 옷도 머리카락도 모두 버렸는데."
"여자의 인생이라는 건, 적어도 이곳에서는…… 파도에 쓸려 가는 모래보다 못한 거야. 네 아내로 살아 봐야 마지막에 내게 남는 이름은 네 ‘성’뿐이겠지."
"그거 알아? 파도는 밀려 갔다가 다시 또 돌아와. 영원히 친다고."
"하지만 모든 파도는 다 다른 모양인걸."
"난 네가 제일 못돼서 사랑하고, 제일 예뻐서 사랑해. 가끔은 짠해서 사랑하기도 하고, 웃겨서 사랑하기도 하지. 그 사랑도 다 달라. 파도의 모양 따위가 뭐 어때서 그래."
그 동화의 끝은 막장 드라마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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