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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각오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5월
평점 :
품절
타인의 삶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트집을 잡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에 대해 정직하게 털어놓아야 한다. 그리고 자기의 체험이나 행동 범주를 넘어서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설령 소설가라해도
그 점은 마찬가지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가정이라는 것을 아주 싫어했다.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을 쉴새없이 피가 들끓는 나날 속에 던져보고 싶었다.
그 가늠할 길 없는 허망함 속으로 깊이 파고들지 않았다면 반짝이는 인생을 영위할 수 없지 않을까.
몇번이고 거듭 말하지만 그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인생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시간도 공간도 전부 내 것이 아니면 안되었다.
미래에 있을 보답을 내다보고 아이들을 낳아기르는 부모라니, 동물세계에서는 인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