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잘 지내니? -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답고, 보석보다 빛나는 사람들
조용우 지음 / 달꽃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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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는 무려 500페이지가 넘으며, 무게도 엄청난 무거움을 자랑한다. 그만큼 저자가 오랫동안 선생님이란 직업을 가져오면서 쌓아온 추억이 많은 것 같았다. 저자는 무려 1979년부터 2015년까지 교직생활을 이어왔다. 다만, 이 책에 많은 인물들의 사적인 이야기가 나오는데 괜찮은 건가 싶었지만, 가명을 사용했다고 하니 이점마저도 좋은 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얼마나 오랫동안 교직 생활을 이어오셨을지, 제자를 향한 그 사랑을 감히 가늠할 수 없었다. 요즘 눈물이 날 것 같을 때 '비상이다'를 외치는 유행어가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 '비상이다'를 외칠 수밖에 없었고,,,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엄청난 영화 한 편을 읽은 기분이다. 500페이지나 넘는 방대한 양이었지만, 이제 더이상 읽을 글이 없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실제로 내가 저자의 제자가 된 것 같았다. 내가 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의 몰입도였다.

 

이두식 선생님은 보통 사람과는 생각이 다른 분이었다. 늘 바쁜 분이어서 만나는 사람들도 많고, 주량도 세고, 담배도 자주 피우는 그런 분이었는데, 언젠가는 건강 검진을 받아보니 아주 건강하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자랑을 했다.

책에는 정말 수많은 인물, 학생, 학부모들이 등장하는데 그만큼 많은 사람을 만나왔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세월만큼 저자도 선생으로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이런 에피소드가 500페이지에 달하기까지 많은 추억을 간직해 온 저자가 대단하다. 제자로서, 나의 스승이었던 선생님께도 내가 기억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몇 년만 지났을 뿐인데, 잘 기억하지 못하는 선생님들도 많았다. 내가 반에서 그리 조용한 학생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러니 저자가 제자를 많이 기억하고 있다는 건 정말 제자를 사랑했다는 증거이다.

 

안 받겠다고 손사래치는 녀석의 손에 한 달 지낼 생활비를 쥐여 주고는 서울로 오는 버스에 올랐다. 오늘이 마침 월급날이 아니었으면 어쩔뻔했나?집이 가까워지면서 슬그머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집에 가서 아내한테 무어라고 말을 해야 하나... 걱정이 점점 커져만 갔다. 아내한테 조심스럽게 말을 했더니, 잘했다고 칭찬한다. 아내가 고마웠다.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어릴 때 이런 어른이 친절을 나눠준다면 그 아이는 커서 더 큰 친절함을 나눌 수 있는 어른이 된다. 작은 관심 하나가 삶을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앞으로 한 발 내딛을 수 있는 용기가 된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내가 다른 아이들보다 감정기복이 심해 보이는 것 같아 상담을 권유해주신 적이 있었다. 난 그때 그 관심이 너무 고마웠고, 아직까지도 기억이 난다. 선생님께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아이들에게 주는 작은 관심이었을지 몰라도, 내게는 아직까지 간직하는 너무나 따뜻한 추억이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서포터즈 활동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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