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휘둘리는 당신에게 - 관계에 서툰 이들을 위한 심리학
박진영 지음 / 시공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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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서툰 이들을 위한 심리학

저자는 사회성도 체력이라는 주장을 한다. 나도 동의하는 내용이다. 누군가의 말이 귀찮게 느껴지거나, 말이 거칠게 나갈 때, 일단 자신의 상태부터 돌아보는 것이 좋다. 오늘 잠은 충분히 잤는지 밥은 충분히 먹었는지. 이 책은 작가의 SNS에서 알게 되었다. 박진영 저자는 트위터에 사회심리학과 관련된 글을 많이 올리는데 사회심리학을 잘 풀어내기도 하고 글도 잘 쓰셔서 이 책까지 구매해서 보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지나가듯 던지는 한마디에도 귀가 팔랑거리고 주변의 영향에 쉽게 휩쓸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주관을 가지고 타인과는 다른 나만의 삶을 살고 싶다고 소망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언뜻 보면 왜 이러는 건지 잘 이해가 되지 않고 뒤죽박죽인 이런 모습들은 우리가 하드코어한 '사회적 동물'이라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도 주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 사람은 모순적이다. 자신 또한 모순적임을 받아들여야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수 있다. 난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왜 반대의 행동을 했지? 생각하다보면 난 이런 사람이기도 하고 저런 사람이기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글을 정말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심리학을 정말 잘 분석해놓기도 했고 쉽지만 또 전문적으로 잘 설명해놨다.

의외의 사실은 다 잘될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 가시밭길일 것임을 사전에 아는 게 목표 달성률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꽃길일 줄 알았는데 가시덤불을 만날 때보다, 처음부터 가시덤불을 분명히 만날 것이라고 예상했을 때 갑작스러운 어려움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고 전진할 수 있다.

이런 생각도 하지 않나. 시험을 치고 난 후, '30점 맞았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 말이다. 나도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나서 실제 점수를 받았을 때 더 높은 점수가 나오면 안 좋게 예상했던 점수와 비교하고 기뻐할 수 있다. 다만, 무의식적으로 너무 잘쳤다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 때 점수가 안 좋게 나오면 더 화가 난다. 이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가시덤불을 만날 것이라고 예상을 해야 어려움에도 당황하지 않고 전진할 수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내가 너무 쉬운 길로만 가려 해서 어려움이 나타났을 때 힘들어했던 것은 아닐까 되돌아보는 기회였다.

어떤 가해 사실에 대한 폭로가 이루어지면 항상 나오는 반응 중 하나가 '그럴 사람 아니다'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어쩌면 이 또한 내가 경험한 이 사람과 타인이 경험한 이 사람이 전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 자기중심성은 아닐까?

나도 많이 느낀 사실이다. 누군가에겐 다정한 사람이었을진 몰라도 나에겐 나쁜 사람이었다. '걔 그럴 애 아닌데'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에겐 그런 애였어'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도 이 뒤로는 '그런 애 아닌데'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책에 관해 궁금하다면 트위터에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이야기'라고 치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책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사회문제에 관한 직관적인 글도 있기에 공부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관계에 서툰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이다. 나를 잘 알 수도 있고 남을 잘 알 수도 있다.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었거나, 자신을 잘 몰랐던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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