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양선아 옮김 / 강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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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화가의 그림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소설을 만들었다. 그냥 넘겨갔을법한 그림이 이야기가 되어 소설속 장면으로 재구성 되었다. 그냥 읽는 것보다 그림을 힐끗 힐끗 쳐다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 이 그림은 이런 사연이 담겨 있구나" 그 사연의 정점으로 올라선 그림은 단연 진주 귀고리 소녀였고 그 그림을 베르메르가 그리지 않았다면 이 소설이 나올 수 도 없을 것이다.

그리트의 성격묘사는 잘 표현했다.  그리트가 베르메르의 집에 하녀로 살면서 소리없이 조용히 갈등을 넘어가는 모습이 대견했다. 워낙 대견스러워서... 카타리나나 코넬리아처럼 나 또한 그리트의 모습이 얄밉게(?) 느껴지기도 했다. 반면 소설속 베르메르는 너무 애매모호 했다. 말이 없고 정체와 그 속내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신비스러운 이미지도 있지만 한편으론 그의 어중간함이 답답하기도 했다. 또한 카타리나 부인의 딸 코넬리아가 소설을 읽는 내내 불편하게 만들었다. 왜 이렇게 트집을 잡는 영악한 아이로 돌변했는지 말이다. 어쨌든 베르메르의 가족들과 그리트간의 관계가 흥미진진하게 엮어 나갔다. 그들 가족과의 밀고 당기기, 기싸움 등등 말이다. 이 책은 영화로도 있는데 책을 읽는게 훨씬 나았다. 책은 만족했으나 영화는 실망이었다.  그리트의 가족들과 동생들이 비중이 꽤 큰데 한번도 제대로 등장한 적도 없고 군데 군데 다 짜르고 나니 스토리가 엉성하게 되버렸다. 하여튼 원작소설을 먼저 읽은 다음에 영화를 보는게 나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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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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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오면서 여지껏 생각해오던... 결코 무너지지 않으리런 철옹성같은 고정관념을 한꺼번에 무너뜨리게 한 작품이라고 할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타나타노트'라는 내용중에 볼펜으로 종이 한가운데에 점을 찍고 그 점 주위에 둥근 원을 그려야 하는데... 단지 손을 한번도 때지않고 점과 원을 그려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하지만 별짓 다해봐여 점과 원을 손 한번도 안떼고 그리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걸 알게 된다. 그때 베르나르는 해답을 제시해준다. 한쪽 종이 모서리를 접어서 그 모서리 가운데에 점을 찍고 그 접은면에 둥근 원을 그리면 된다고 했다. 이 책은 그 해답과 비슷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냥 평범하게 절대로 풀 수 없는 문제를 종이 뒷면을 이용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으리란걸 알게 되었다. 종이 앞면이 우리가 바라보는 일상적인 세상이라면 그 뒷면... 즉 이면에는 우리가 바라보지 않는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있다고 베르나르가 그렇게 설명해주었다. 사실 죽음의 자각을 통해서 더욱 더 살고 싶은 욕망보다는 왜 그토록 죽음을 이끄게 만드는 요인에 대해서 코엘료의 설명은 내게 있어 깨달음을 줄 정도였다. 우리가 미친사람으로 정의내렸던 바로 그 사람들이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인란 것을... 그리고 우리들은 정상적인 사람들이다. 미치지 않았다고 안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오히려 미친사람들이란 것을. 그 통념을 무너뜨리게 만든 핵심주제였다. 남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며 그 어떤 범주에도 벗어나지 않는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며 자신들은 정상적인 사람들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개개인의 꿈과 욕망을 찾는 행위는 위험하다며 두려워하는 반복행위. 즉 미치고 싶지않은 자신의 솔직한 자아를 그 굴레때문에 결국 자신이 미쳤다는것을 숨겨버리는.... 나는 그래서 미치지 않았다 단정해버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얼마전 어느 한 신문에 고층빌딩을 등반하는 일명 '스파이더맨' 알랭 로베르씨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그 사람은 엠파이어스테이트와 같은 빌딩을 아무런 안전장비 없이 맨 몸으로 등정을 한다고 하니 놀라웠었다. 자칫 손 한번 미끌어지면 그냥 저 세상인데... 어찌 죽음을 무시하고 오를 수 있을까?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저 사람 미쳤군. 죽을라고 환장을 했나봐" 손가락질 한다고 한다. 하지만 로베르씨는 그들에게 반격을 가했다. "나더러 미쳤다고? 꿈 없는 인생이 미친거죠." “누구나 죽는다. 살아있을 때 꿈을 성취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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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6
이사카 코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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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을 만드는 네 남자와 맹인견의 이야기"  "우리는 모두 자신을 오리지널 인간이라고 생각해. 누구와 닮았다는 소리가 제일 싫어" 책 앞뒤 표지의 글귀가 왠지 끌렸다. 그래서 이 책을 산건지도 모르겠다. 총 5편의 단편으로서 각기 다른 독립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서로 연관성이 있어 장편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소설을 쓴 이사카 코타로 약력을 보면 제5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다고 적혀져 있다. 그냥 어찌보면 청춘소설이면서도 추리소설같다는 생각이 든다. 의문에 의문을 끌고 다니는 사건들, 뒤통수를 때리게 만드는 기막힌 반전이 끝까지 책을 떼 놓지 않게 만드는 재미와 구성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도 이 책을 더욱 더 흥미있게 본 이유는 진나이라는 주인공이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기적을 만드는 남자, 그 영웅은 무책임하고, 상냥하지도 않고, 엉뚱한데다 제멋대로다. 그러나 씩씩하고, 자신감에 가득 차 있고, 그 에너지로 다른 사람들을 물들인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옮긴이의 말에서는 진나이에 대해서 더 정확하게 소개하고 있다. 아웃사이더 기질에 뺀질이, 변덕쟁이, 평범의 도를 넘어서는 엉뚱한 행동들... 그러면서도 세상 돌아가는 꼴은 기막히게 잘 볼 줄 아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할까? 자신의 자존심이 다치게 하는 행위는 결코 절대로 허락치도 않는다. 이와는 반대로 가끔 남의 자존심과 의견에 대해 무시하기도 하고, 결례라고 할정도의 피해(?)를 주기도 한다. 그런 진나이라는 인물과 맞상대하려면 꽤 껄끄러운 존재일거라 여겨진다. 보통사람의 상식과는 다른 특이한 사고와 행동방식 때문이다. 그런 사람과 대화를 시도하려면 자신도 별난사람이 되어야 그 인물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해본다. 가모이가 비유한 식빵의 귀란게 있다. 진나이가 껄끄러운 겉의 부분만을 좋아한다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 그 부드러운 속살을 즐기기 위해 빵의 겉부문만 먼저 급히 해결하려 했던 것. 우리는 진나이의 거친면만 담긴 인상 이면에 속깊고 인정많은 남자란걸 알아야 한다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진나이 못지 않게 흥미를 끄는 캐릭터중에 앞을 못보는 나가세가 있다. 앞을 못보기에 더 특별한 능력이 부여된 청각과 후각만으로 세상을 훤히 꽤뚫어보는 천리안을 가졌다고 할까? 자신의 장애를 오래전부터 인정하고 여유롭게 자신만의 관점을 타인에게 잘 전달하는 능력, 비범함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나가세도 진나이의 인물을 진면목을 드러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이 든다. 하여튼 반전이 거듭되는 추리와 어른들과 아이들 세계의 부조리, 진나이라는 인물을 관심있게 본다면 참 재밌게 읽힐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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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부터 먼저 시작하라
에이브러햄 J. 트워스키 지음, 최한림 옮김, 찰스 M.슐츠 그림 / 미래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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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실망한 책이다. 첨 서점가서 눈여겨 읽어봤을땐 괜찮은듯 싶었다. 찰리브라운, 스누피  등등 익히 익숙한 캐릭터라서 충동구매한거 같았다. 우선 내용이 좋더라도 만화에 친근해져야 한다. 근데 이 만화는 미국적인 요소와 사고방식이 툭툭 걸리게 만든다. 만약 '아기공룡 툴리'를 이 책에 접목시켰더라면 좀더 친근해질려나? 약간은 고차원적인 유머라서 좀더 생각해야 하고... 그래서 오히려 재미가 반감되는 난점도 보였다. 그리고 저자가 정신과 치료에 이 만화에 유독 이끌린 이유를 잘 모르겠다. 이 책을 쓴 이유에서 보면 소크라테스, 프로이트에 버금가는 위치에 오를만한 슐츠라는 만화가를 소개했다. 그런데 어떠한 점이 이끌려 자신의 책에 담았을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아닌가? 해석하기 나름 아닌가 싶다. 정신과 의사인 이 책의 저자가 평범하기 그지없는 만화에 너무 무리하게 많은 요소를 빼내려고 한거 같다. 요즘 만화들을 보면 인간의 심리묘사에 탁월한 것들이 많지않나? 심지어 코믹만화에도 다양한 개성과 각자 일그러진 모습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뭔가 하나가 결함을 안고 사는듯한... 그래서 나와 비슷한 구석도 발견하기도 한다. <피너츠>... 그냥 4컷만화만 봐도 충분히 공감이 되는데... 아쉬움이 든다.

저자의 의도는 상당히 맘에 든다. 심리치료라는 목적으로써 말이다. 다만 이 만화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만약에 이책을 읽는 분들이 있다면... 저자의 설교성 교훈을 목적으로 읽지 말라고 싶다. 캐릭터가 안고 있는 고민들을 보면서 충분히 공감하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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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가미 2005-09-14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자신의 문제점을 정확히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서 비롯됐는지도 말입니다..어떤식으로든 알고 나면 그 후의 조치를 취해볼수 있으니깐요. 이 역할만으로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많은 걸 얻을 수 없었다니 안타까움에 한마디 남깁니다.
 
신의 나라 인간 나라 - 세계 정신 문화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행, 세계의 종교편 신의 나라 인간 나라 1
이원복 글 그림 / 두산동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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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기원, 발달과정, 특징, 전파경로 등 엑기스만 딱딱 모아 그림 한컷 한컷에 정성껏 담은 책이다. 대략적인 흐름을 알기에 적당하다. 고대에서부터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종교가 인간에 대해 어떠한 파급과 영향을 미쳤는지 핵심만 짚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종교가 갖는 깊이와 방대함을 책 한권에 담기엔 모잘렀다. 내용이 순식간에 빠르게 흘러간적이 있지 않나 싶기도 했다. 2000년 정도나 되는 장구한 역사를 가진 기독교, 불교 등등... 한 종교에 대해 짧은 몇십페이지로 끝나버리니 수박 겉핣기 같은 느낌도 들었다. 만약 두권짜리로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좀 여유있는 페이스로 이야기를 끌고 갔으면 쉬 지치지 않을텐데 말이다. 조금은 팍팍한 감이 들었다.

그래도 평소 어설프게 접해들었던 종교에 관한 진실들을 만화로 통해서 확연하게 자리잡힌 느낌이 들었다. 또한 이 책은 종교에 대한 신비감이나 성스러움보다는 구체적인 사실과 객관적인 태도로 어느 치우침 없이 지은것 같았다. 물론 종교때문에 전쟁과 피의 보복이 일어났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담고 있지만 사실을 근거로 댔다. 무지와 욕심의 과거에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만화기때문에 쉽게 재밌어야 하니까 우습고 풍자적이다. 절실한 신자가 봤더라면 약간은 마음이 편치 않은 책일것도 같다. 그러나 그 누구도 종교에 대해 이렇게 자세하게 알려준 적이 있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책틀을 맛깔스럽게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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