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cat의 혼자놀기
권윤주 글, 그림 / 열린책들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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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른 카툰서처럼 감성적이거나 교훈적인... 거추장스런 글은 없다. 따뜻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메시지도 없다. 자조 섞인 냉소는 있다. 다만 어쩔 수 없이 '홀로 있기'가 된 이들에게 공감을 안겨준다. 혼자 있을 때 느끼게 되는 감정(체념, 무기력, 게으름, 의사소통과 관심의 욕구)을 은근, 뜨끔하게 잘 지적해주고 있다. '아~ 내가 이랬었구나'하는... 그때의 감정을 재확인 해준다.

혼자 있을 때의 따분함을 장난처럼 재미삼아 '혼자놀기'라는 놀이를 즐긴다. 그것은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느껴지는 반복되는 회의에 벗어나고 싶은 표출이다. 처음엔 그 관계를 유지하고 픈 마음은 있지만 이제는... 아예 담 쌓고 살아가는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우리는 단체와 집단의 공동체의 일원임으로써 소속감을 느낀다. 하지만 때론 불신의 높은 벽의 감정을 갖게 된다. 그 후 홀로 남겨지면 불안에 휩싸이는 고립감.

이때 이 책은... 어쩔 줄 모를 당황함에 '혼자 있어도 괜찮아' '무리 없어'라고 말해준다. 혼자 있기 싫은 이들에게 그 시간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긍정적인 마음으로 그 벽을 허물고 치유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자칫 의기소침해질 수 있는 쓸데없는 고독감의 무게에 눌리지 말라고 한다. 이 책이 발간된지 꽤 오래된거 같은데 약간 가격을 올리더라도 증보판이거나 후속판이 나왔으면 좋겠다.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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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 자서전 - 나의 진리 실험 이야기
간디 지음, 함석헌 옮김 / 한길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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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남에서 부터 지금까지... 한 사람의 일대기를 접해 보기란 여간 힘든일이 아니었다. 간디 자신의 이야기는 여기서 다 끝난것이 아니었다. 맨 뒷장에 수록된 간디 연보에 겨우 절반을 채웠을 뿐이었다. 만약 암살당하기 전까지 자서전을 썼더라면 '간디 자서전' 한 두권 탄생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만큼 파란만장하며 다양한 체험의 삶을 살았다는 증거일거다.

자서전하면 어울리는 생각이 범상한 인물... 그 도도함을 갖춘자만이 자서전을 쓸 자격요건이 되는구나 떠올리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전체적인 느낌은 추호도 그 어떤 자랑 따위의 글은 없다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며 사실대로 쓰였다는 점은 그의 겸손함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항상 나를 낮추면서 동시에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지속적인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했다. 역시... 자신의 이상과 진리 앞에서는 그 어떤 세상과의 타협에도 절대 굴욕 받지 않는 마음. 그러나 신 앞에서는 항상 무릎굻는 경건함이 그를 강인하게 만든 것 같다.

쿠바의 혁명자 '체게바라'의 일대기를 조명한 책과 비교가 되었다. 그들의 이상과 노선은 비슷했지만 그 투쟁의 방법으로썬 극과 극을 달린다는 것을 느꼈다. 간디가 그의 투쟁 방법을 봤을 땐 영 못 마땅했을지도... 그러나 그 두 인물이 놀랍게도 일치됐던 점이 있었다.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뜨거운 열정을 항상 품고 있었다는 것이다. 간디는 온건과 융화를... 체는 다소의 강경함으로... 서로 달랐지만 진실에 대한 변하지 않는 마음만큼은 어긋남 없이 똑같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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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反 - 10인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박재동 외 지음 / 창비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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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도가 참신하다. '인권'이라는 무게감 있는 주제를 만화형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익살스럽게 모순 된 점을 꼬집거나 차별에 대한 현실을 지극히...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우선 만화가 박재동님의 카툰 먼저 릴레이가 시작된다. 주제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벌써부터 강렬함이 전해져 왔다. 우리나라에 뿌리 깊은 사회 모순을 다시 한번 재확인 하는 셈이었다. 특히 장애인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헤아리기 힘든 고충과 실상에 대해 알게 된다. 이우일님의 8컷만화 '아빠와 나'는 아빠라는 인물을 통해 독단적이고 권력적인 모습을 간단하게 처리하고 있다. 이러한 책이 좀더 발간되었으면 한다. 심각하고 골치 아프게 여겨지는 '인권'에 대해 친근감 있게 널리 읽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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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굴이의 푸른 공작소
지종현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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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툰형식의 독특한 점보다 소재의 특이함이 색다르다. 보통 사랑을 주제로 파급되는 각가지 내용들을 채택하는데 반해 이 책은 노선을 달리한다. 이 땅의 월급쟁이들이 느끼는 애환과 고달픔을 거부감 없는 캐릭터로 표현하고 있다. 한장 한장 넘기면서... 맞다! '꼭 이런 기분이었어' 하는 감탄사가 난다. 퍼런너굴(말단)을 시달리게 하는 곰(상사)들에 대해 적나라하게 씹고 분풀이 하고 있다. 직장생활하는 분들에게는 공감갈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퍼런너굴이의 실제 주인공격인 지종현님의 직업의 실상도 알 수 있다. 디자인하면 세련됨을 떠오르게 되는 이면에 엄청난 노가다(?)가 숨어있음을 알게 된다. 종현님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디자이너로 살아온 자부심이 피부로 느낀다. 아쉬운 건 자기소개란 안에 이런 글이 있다. 내가 만든 디자인은 전단지같은거와는 틀리다는... 그 이상의 상위수준이라는 비하성 멘트가 약간 거슬렸다. 신문지 사이사이 마다 끼워져 있는 전단지도 우습게 볼 디자인이던가. 물론 본의 아니게 나온 글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 자신이 사회생활하면서 느꼈던 생생한 느낌들을 코믹하게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다는 점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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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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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구입하기전 서평에 올린 글들을 보게 되었다. 과연 돈 주고 살만큼 괜찮은 책일까 반신반의 했었다. 원래 그의 소설들을 좋아했었고 책과 독자가 서로 대화를 하면서 내면의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이 과연 어떨까 맛보고 싶었다. 예상대로 책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자기가 이끄는 대로 여행을 하자고 재촉하고 있었다. 책이 말을 건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지시하는 대로 꼭 명상에 빠진다고 믿고 샀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꼭 눈을 감고 가부좌를 트는 것만이 명상이 아닐 거다. 책을 보는 행위조차 또 하나의 명상의 단계, 방법일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깊은 명상에 잠겨 도취되지는 않는다. 다만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 <여행의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여타의 책과 달리 독자 스스로가 책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이다. 거기에 나오는 등장인물 또한 내가 된다. 다만 안내자가 이끄는 대로 공기, 흙, 불, 물의 세계에 직접 체험을 하는 것이다.

베르나르의 소설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그 여행의 초대에 익숙할 거라 본다. 그의 작품들과 연관선상에 놓여있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그저 편하게 읽고, 의식을 책에 맡기기만 하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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