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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툰 4 - 우린 날마다 자라요 ㅣ 비빔툰 (문학과지성사) 9
홍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갓난아기였을때의 다운이가 부쩍 커져 다소 영악스러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천진난만함이 많이 가셨을까? 동네 주변에서 볼수있는 장난꾸러기 꼬마아이같이 엄마 아빠를 지능적(?)으로 골탕먹인다. 내가 무얼 실수했는지 알면서도 청개구리처럼 일을 저지르고 때쓰고 반항하는 모습. 때묻지 않은 순수한 웃음의 강도가 1,2권때와 같지 않다. 애들이 크면은 대견스러우면서도 장하지만 한편으론 징그럽다라는 얘기가 그래서 그런가? 그래도 동생 겨운이의 아무것도 모르는듯한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행동들이 귀엽게 느껴진다.
이제 비빔툰 가족만화 시점이 많이 바꼈다. 신혼초의 풋풋함, 생경스러움보다 결혼 6년차의 익숙함과 능숙함이 첫날밤의 흥분처럼 다가오지 않았다. 이쯤되면 서로가 무엇을 바라고 생각하는지 다 알것만 같다. 그래서 전편보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해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웃음이 약간 사라진듯하다. 그래서인지 p98쪽에 원고 펑크나지 않게 두 아이에게 바란다는 이야기를 보면 작가의 심정을 알것 같다. 일상의 유머를 캐내야 하는 부담감이 어떨지 알것 같다. 그래도 마지막 p196쪽에 '당신 한잔 할래?'에서는 한잔의 신혼때, 두잔에 다운이 키우던 얘기, 석잔에 겨운이 임신했던 얘기, 넉잔의 두아이 키우는 얘기에 맥주잔이 허탈하게 비어지다. 6년간의 웃고 울렸던 에피소드가 시원섭섭스리 사라졌지만 곧 새롭고 싱싱한 거품 가득 채운 맥주잔을 우리에게 준다. 차가운 맥주를 벌컥벌컥 삼킬때 개운한 먹넘김을 예상케 한다. 앞으로도 일상의 자잘한 삶의 이야기들을 소박하게 들려주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