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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기술 1 ㅣ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3
로버트 그린 지음, 강미경 옮김 / 이마고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순수한 사랑만이 다는 아니다라는 것을 알려준 책이다. 사랑을 그린 영화,드라마,로맨틱한 소설,무용담에서 보여지는 것은 순수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애절의 눈물로 사람들의 넋을 빼놓고 쉽게 감흥에 젖을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면에 '사랑은 고도의 전략이 필요로 하는 게임이다'라는 유혹의 핵심키워드가 자리잡고 있다. 밀고 당기기, 보이지 않는 물밑싸움,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되는 심리전이 얽혀있는 것이다. 소위 '꼬신다''작업 들어간다'라는 말이 유혹의 요소가 스며들어 있다는 증거다.
사람의 마음을 확 끌다가 냉정히 무시하는 척 거리를 두며 애를 태우는 코케트, 자기 내면의 이상과 강한 열정의 에너지를 뿌리는 카리스마, 대중의 힘을 휘어잡는 스타, 여성의 부드러움을 살려 남성의 약한 부분을 파고드는 세이렌, 여성의 비위를 탁월하게 맞춰줄주 아는 레이크, 애처가,현모양처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아이디얼 러버, 사회의 낡은 관습과 가치관을 비웃으며 동시에 남녀의 기질을 갖춘 댄디, 천진난만 내추럴, 칭찬과 예의의 차머...
다양한 유혹자들을 만나볼수 있으며 유혹의 전략과 단계를 설명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사랑의 주입으로는 유혹이 성립될수 없다한다. 쉽게 반할순 있어도 그 감정이 오래 유지되긴 어렵다.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본심은 숨기되 무엇이 연인의 마음을 감동시킬수 있는지 연구해야한다. 치고 빠지기, 웃고 울리기의 변화와 감정의 굴곡과 더불어 끈질긴 구애가 필요로 한다는것을 알려준다.
이 책은 탄탄한 구성력이 돋보인다. 다만 흠은 책 양면에 있는 보라색 글씨의 인용문이다. 다소 길고 산만해서 독서의 집중력을 흐트려 놓는다. 그런 글들을 구지 실을 필요가 있지 않아도 본문만으로도 충분할텐데 말이다. 또 하나 아쉬운건 아무리 역사상 위대한 유혹자의 인물로 사례를 들었지만 좀 지나치게 고풍적이다. 왕,귀족,정치가,백작들로 권력과 돈으로 무엇이든 환심을 살수 있다는것이 과연 유혹의 범주로 속해도 되는지 의문이 든다. 가끔 동양의 유혹자들도 기술되어 있다.
다만 중국과 일본의 사례 단 둘뿐이다. 인도를 비롯 동남권과 서남아시아의 역사속에도 들춰보면 분명 그런 인물들이 있을텐데 말이다. 워낙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기가 어려워서 일까? 주로 미국,영국,프랑스등의 예로 들었다. 더군다나 중국,일본은 거론되어 있지만 유구한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에도 그런 인물들이 없었을까? 희대의 유혹자인 황진이, 장희빈도 기술되어 있으면 책읽기가 더 재미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