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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늑대를 만났을때
앙헬레스 마스뜨레따 / 자작나무 / 1997년 12월
평점 :
절판
아주 짧디 짧은 단편모음 소설집이다. 소설속 이야기 전개 방식이 어느 특정한 한 부분을 고집하고 파고드는 형식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함과 그에 대한 여성의 내면을 보여준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긴 여운보다는 짧게 느껴지는 메세지가 주를 이루고 있다.
20세기초 멕시코 혁명 전후의 어느 지방에서 살았던 여성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의 작가는 중남미 페미니즘 소설의 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한 여성의 일대기 또는 현재의 삶을 무게감의 비중없이 조명하고 있다. 그래서 어쩌다 보면 치밀한 심리나 성격의 다층적인 면을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의 소설이다. 다만 이야기가 전개될듯 하다 싱겁게 끝나버리는 내용을 은유와 비유 상징과 상상속에 이해해야 한다.
'여우가 늑대를 만났을때' 제목을 보고서 그냥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연애소설로 봤었는데 아니었다. 남성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 사회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아픈 삶을 부담없이 통찰하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의 모습과 일치하는 면이 놀랍도록 비슷하다는 것이다. 다만 문화적인 소스가 다르다. 개방적인 성에 대한 묘사와 자유분방함이 동양의 유교에 물들여진 사고방식으로 받아들이게엔 이질적인 면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