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걸 책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기를 쓰는 형의 모습이 우스우네요.' 책서두의 문장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쓴 전우익 선생의 편지글을 볼수 있었다. 만약 편지글 모음이 독자들을 겨냥해서 글을 쓰고, 판매와 출판을 목적으로 했었다면 애초에 글을 쓰지 않았거니와 솔직담백한 문체가 나올리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다소 까다롭게 읽힐수 있다. 누구에게 쉽게 읽혀지라고 쓴 글이 아니기 때문에 주저리 주저리 없이 그냥 내뱉은 선생의 생각들을 주어 담느라고 혼이 났었다.

모든 자연의 만물과 함께 살며 그 기운의 향기를 흠뻑 마시고 사는 선생의 모습을 상상한다. 자연과 차단된 도시에서 사는 이들에겐 간접적이나마 그 모습을 그릴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몸소 체험한 바가 아닌 이상 흙의 숨결이 뭔지 거기서 자라나는 생명들의 움직임이 어떠한지 온전히 알수 없다. 대신 '고집쟁이 농사꾼'이라는 사람들의 말처럼 무언가에 혹은 누군가에 정성을 쏟아놓았던 그의 흘러간 세월의 무게감이 숙연하게 한다.

놀라운건 자연속에 빚어지는 온갖 생명의 신비한 현상들을 사람과 맞대어 비유한다는 점이다. 땅속에 움틀거리며 삐집고 나오는 미묘한 모습까지 놓치지 않은 관찰력이 대단하다. 그보다는 자연의 이치에 거꾸로 역행한체 역사와 인간의 마땅한 도리를 잃어버리는 구석들을 꼬집어 낸다. 이 시대에 대한 비판이 훈장같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깨달은 두가지 점은 개인주의라는 정의였다. '개個란 자립한 '개인'이며 개인의 자기확립과 주체성의 모습이지 절대 이기주의라는 동의어로 쓰면 안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사람은 착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착함을 지키기 위한 독한것을 품어야 한다'는 그의 말을 깊이 되새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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