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등대지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무 사전지식없이 이 책을 읽어내려갔을땐 그저 한 남자의 이야기겠구나 생각했다. 등대지기로써 홀로 섬에서 고독함과 인생을 풀어나가는 소설이겠구나 했다. 그의 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사실을 알고, 그가 살아가는 그 섬에서 모시고 온 장면까지도 어머니는 단순히 부수적인 인물로 봤었다. 개인의 가족사와 한 여자에 대한 사랑, 그가 8년동안 끝까지 지키고 있었던 구명도의 삶이 한데 어울려져 풀어나갔기 때문에 주된 이야기는 주인공의 내면적 갈등을 다룬 소설인줄 알았다. 하지만 그가 어머니를 간병하고 나서부터는 달리 생각했다. 힘겹지만 단단히 뿌리깊게 자리잡은 어머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한꺼풀씩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속 깊은 어머니에 대한 잔잔한 사랑에 그의 마음속 빗장을 점차 열게된다. 그 과정이 가슴을 저릿저릿하게 만들었다.
아쉬운건 그가 그토록 목숨과 비견되는 그 등대에 대한 사랑이 좀 지나치지 않았나서이다. 치열한 내면적 갈등과 방랑을 잠재울 마음을 우뚝하게 서서 무뚝뚝하게 빛을 뿌려준 등대에만 의존한것 같아서다. 세속적인 다른 등대원들과 달리 자아의식이 남다른 점이 있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