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과 페미니즘의 오묘한 조화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김형경 지음 / 문이당 / 2001년 11월

사회적인 지위, 물질적인 보장이 어느정도 겸비되어 있고, 자신의 일에 만족할 수 있는 전문직 독신여성이 있다고 가장한다면... 아마도 두가지 시선을 동시에 던질지도... 남성위주의 사회제도의 차별과 멸시속에서, 투쟁을 하고 꿋꿋하게 버티며 지위와 명예를 쌓아왔다는 놀라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엔 차가운 냉소와 냉정의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그 당당함 속에 깃든 무언가 '독하다. 히스테리하다' 우리 사회가 뿌리깊게 인식되버린 고정관념일수도 있다.

이러한 여성의 문제를 가부장적 제도에 빗대어 보며 그들 개인적 삶에 영향을 받은 불완전한 요소들에 대해 낱낱히 들추어내는 소설이다. 두 주인공 세진과 인혜가 떠안고 있는 여성내면의 피폐와 황폐함을 심층있게 고찰했다. 오여사 모임과 세진의 부모를 통해서... 인혜를 걸쳐갔던 남자들에게서... 권력과 욕망의 메카니즘을 이해하는데에는 가부장적 제도의 허구성에 초점을 둔듯 하다. 그럴듯 하다가 세진은 정신분석학이라는 무의식 탐구를 통해 과거속에 빨려들게 하였다. 어릴때 사랑받지 못한 욕구, 여러 충격받았던 사건들이 무의식속에 침잔되어 있다. 이런 마음속 분노의 자아를 터트려 보는 작업을 단추풀듯이 섬세하게 그려 나갔다.

다만 아쉬운건 좋은 결말로 지어야 할 끝부분에 이르러서도 남성성을 고개숙인 남자(?)로 은근히 비하하는 은유적 수법이 걸리적거리게 만들었다. 이런 수법의 속내를 정신분석에 맞물리게 한다음 여성의 피해의식을 부각해 억지로 짜맞춘 경향이 있다. 이런 콤플렉스니 하는것들은 누구에게나 갖고 있을법한데 오직 세진을 통해 이런 문제를 과장한면이 없지 않나 싶다. 그러나 무엇이 원초적인 여성들만의 문제가 있었는가? 에 대해서는 밀도있는 심리묘사로써 처방한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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