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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뽀로 여인숙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한여자가 기억을 더듬어 되새기는 과정. 불가사의한 미스테리, 환상적인 요소, 계속 이어져가는 인연의 끈. 무엇이 이끌림에 당할까? 아마도 태고적부터 서로 공유됐던 마음을 그리워해서일까? 그녀가 까닭없이 시야가 흐려져 공황에 빠지는 이유가 그때문일까 한다.
아쉬운건 그녀의 직장상사인 김정인이라는 인물이 중도에 갑자기 비중있게 다뤄져 초반의 한결같음을 잠시 벗어난게 주제의 농도를 떨어트리는것 같다. 사랑을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처음 만남부터 억지로 이어지는 면이 없지 않다. 후반부엔 다시 원래로 되돌아 가지만... 하튼 곁에 피와 살과 정신을 나눴던 존재의 상실감이 한 개인의 자아를 한꺼번에 무너트리며 이를 되찮는 고행을 파스텔적인 색조로 잘 그린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