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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자존감을 설계하는가 -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뇌과학자의 자기감 수업
김학진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9월
평점 :

유례없는 팬데믹 이후 많은 것들이 변화되었다. 개인 측면으로 ‘우리’보다 ‘개인’에 대해 더 집중하게 되었고, 사회 측면으로 분리된 각각이 연결하려는 시도가 높아지며 각종 IT 기술이 발달했다. 환경 측면으로는 기후 위기 및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많아졌다. 직접 만날 수 없는 개인이 인스타나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를 더 많이 찾았고 보이는 것들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비교를 통해 현재의 나의 상태를 점검하는 척도로 비교리즘의 온상이 되었다. 많은 이들이 자기만의 공간에 숨어있거나, 자책하거나, 열등의식을 느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따라가지 못하면 생존하지 못할 것 같은 위기감을 느꼈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저자는 ‘자신의 온전한 마음 찾기’에 골몰하였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부터 자존감 열풍이 불었지만, 고립된 사회에서 자존감 문제는 더욱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빠르고, 경쟁적이고, 승리문화가 지배적인 대한민국에서는 더욱 필요한 감정이기도 하다.
이 책은 자존감(self-esteem)을 향상하기 위해 단순한 마음가짐이나 태도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이 감정을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 뇌과학을 기반으로 근거를 제공하는 책이다. 즉 신경과학, 생물심리학을 바탕으로 자존감과 관련한 다양한 가설, 이론, 연구 결과, 분석 내용, 이론 등을 논리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자존감 향상에 대해 방법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그 기저를 과학적으로 증명함으로써 근본원리를 알고 이를 실천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 두 가지를 꼽자면, ‘알로스테시스’와 ‘자기감정 인식’이다.
알로스테시스(Allostasis)란 신체의 항상성 불균형이 발생하기 전에 이를 예측하고 외부 환경을 활용하여 예방하려는 능동적 조절 회로이다. 이 때문에 인간은 더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효율성을 추구하며 목적을 달성하는 데서 자존감이 결정되는데, 이것이 과부하가 되면 자존감 불균형이 생긴다는 내용이다.
이를 회복하기 위한 ‘자기감정 인식’은 사회적 공감을 확대하기 위해 먼저 자신에게 관심을 돌리라는 내용이다. 이것이 어려운 이유는 고차원적인 메타인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흥미로운 여러 과학적 지식을 얻음과 동시에, 나의 감정 읽기에 몰입하였다. 이것이 메타인지의 시작이지 않을까. 건전한 공동체를 위해서 나를 먼저 제대로 인식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각의 개인이 건강한 자존감을 가질 때 타인을 향한 무차별적 행위가 감소할 것이다. 각종 묻지 마 식 범죄, 권력 다툼, 차별, 전쟁 등 온갖 부정적인 현상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