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여성에 대한 성애(性愛)'인데, 그녀가 왜 여성에게 성적으로 관심을 가졌을까? 하는 대목이다. 날 때부터 오드리는 동성애자가 아니었다. 분명 남성과도 관계를 맺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과정이 폭력적이었다. 즉, 일방적인 남성에 의한 과격한 폭행이었다. 그 과정에서 오드리는 원치 않는 임신으로 믿기 어려운, 당시 불법적인 낙태 시술을 받았고 말하지 못할 고통을 얻었다. 그래서일까? 이후로 마음이 통하고, 대화가 통하고, 섬세한 감정이 통하는 또래 여성들, 연상의 여성들과 몸과 마음을 나누었다. 그녀와 그녀들은 비폭력적인, 섬세한, 비 일방적인, 진실한 사랑을 나누고 싶었던 것일까?
나는 진저에게 구애하는 것을, 그리고 우리 둘만 있는 곳에서 사랑에 빠진 구혼자 취급을 받는 것을 즐겼다. 그러면서 나는 권력과 특권을 느꼈고, 비록 그것이 어떤 면에서 보면 역할놀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환상에 불과했을지언정 나는 의기양양해졌다.
책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