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의 질문
우찬제 지음 / 열림원 / 2023년 5월
평점 :
책을 읽는 당신, 왜 읽는가?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보통 책에서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 궁금점을 해소하기 위해, 저자의 상상력을 보기 위해, 저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책을 읽는다.
당신은 책에 질문을 하며 읽는가?
이는 위에서 언급한 것보다 더욱 적극적인 활동으로, 독자 스스로 의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확장된 영역이다. 즉 단순히 책의 감상을 넘어선, 주체적으로 지식을 확장하려는 의지가 담긴 새로운 창작활동을 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저자 우찬제는 문학비평가로서 글에서 물음과 답을 구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책을 읽을 때 비평가의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는 것은, 독서를 통해 나의 지식과 견문을 넓히는 보다 적극적인 사고 활동을 하기 위함이다.
비평은 무조건적인 비판과 다르다. 전자는 타인의 의견에 내 생각을 제시하는, 즉 문제해결을 위해 새로운 질문을 제시하는 창작활동에 반해, 후자는 단순히 옳고 그름을 따져 잘못된 사항을 지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의 질문』은 저자의 깊고 다양한 시선을 볼 수 있다. 작품의 주요 메시지를 선택하고 본인이 쓰고자 하는 글의 주요 질문으로 뽑아낸다. 답을 구하기 위해 여타 작품과 배경지식과 매치시킨다. 이후 본인의 생각을 서술하면서 결국은 책에서 뽑아낸 질문을 스스로 답을 찾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저자가 알리고자 하는 생각을 환기한다.
이런 방식으로 글을 쓴다면, 우리는 단순한 독후감을 넘어서 좀 더 '세련된' 서평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저자는 문학비평가이다. 방대한 배경지식은 물론 작품을 분석하고 가치까지 평가하는 사람이다. 나의 영역은 책을 읽고 나의 의견을 제시하는 정도 즉, 서평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전문가가 책을 대하는 태도, 다른 지식과 엮는 방식, 저자의 의견 제시 등을 살펴볼 수 있었다. 본인의 생각과 느낌을 잘 배치하면 이것이 바로 책을 통한 에세이가 된다.
저자의 폭넓은 지식 세계와 글을 쓰기 위해 어떻게 지식을 활용하는지, 본인의 생각을 어떤 식으로 녹여내는지 유수한 서평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 책에서 주는 지식뿐만 아니라 내가 궁금한 지점, 바로 그것을 뽑아내는 시선을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도.
책은 곧 질문의 창이다.……
책에서 읽은 것에 따라
풍경은 재발견되었다.
창 안의 책과 창밖의 풍경 사이에서
발견과 재발견을 거듭하면서,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길을 물으며
성장했던 것 같다.
누구에게나 그랬겠지만
내게도 책은 길이었다.
혹은 길을 찾기 위한
지도였다.
- 작가의 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