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어디선가 반전소설에 관한 글을 읽던 중 접한 제목이었다. <핑거스미스>. 

반전하면 핑거스미스... 역시 핑거스미스만한 반전은.... 대략 이런 글들에 혹한 나는 

두꺼운 이 책을 집었다가 며칠동안 졸음과 씨름해야 했다. 

예전과 달리 사회생활하느라 책 읽는 시간 자체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요즘 워낙 가벼운 소설만 찾다보니 거기에 머리가 적응됐는지 오랜만에 머나먼 시공간에서 일어나는 정교한 이야기 속의 세계로 빠져들기가 힘들었나보다.   

하지만 이제 막 적응하려고 하는 순간 나타난 1부 끝의 반전은.... 최고였다. 비록 입 밖으로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앉아서 소스라치게 놀랐다. 2부에서의 반전도... 신선했고.  

무엇보다 이 책 너무너무 재미있다. 오랜만에 가슴 두근거리면서, 아 진짜 어릴때 아무것도 모르고 푹 빠져 읽던 책의 재미가 이런거였지 하며 진한 감동을 느꼈다. 이 메마른 감성에 !  

마치 영화를 보는 듯이 장면과 대사와 인물들이 생생하고, 스릴이 넘치고, 감정 이입은 또 얼마나 잘 되는지 오랜만에 마음이 저릿저릿해질 정도였다.  

다시금 곱씹어보니 참 곳곳에 깜짝 놀랄만한 장치를 마련해두긴 한 것 같다. 1부에서의 1인칭 시점 덕분인 거 같기도 하고. 우선 초반부의 화자를 따라가다보며 그 말을 듣다보면 생긴 선입견이랄까 밑그림이 고정되어버리니까. 그걸 뒤집어버리면 독자들은 감쪽같이 속아넘어가는거다.  

레즈비언이라는 대중적이지는 못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상하게 그것도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정말 두 사람이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그 미세한 떨림과 긴장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해가 됐다. 남녀를 떠나서 그 특수한 환경 속에서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교감, 서로를 속여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이끌리는 감정, 그리고 배신당하고 오해하고 온갖 고초와 모험을 겪으면서 기나긴 고난을 끝내고 결국 미워하고 그리워하던 그 사람을 만났을 때의 터질듯한 심장과 저릿저릿한 가슴. 아아아아아아 아무튼 너무 재밌다. ㅠㅠ 최고다. 한편의 영화를 푹 빠져서 본 듯한 느낌이 든다. 영화도 있다고 들었는데 꼭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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