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꿈이었을까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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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에, 사실 팬이라기엔 한참 모자랍니다.  

이 책도 정말 은희경의 오랜만의 신작! 그것도 '첫 연애소설' 이란 글귀에 혹 해서 그렇게 알고 샀지만, 알고보니 자그마치 십 년전에 피씨통신에서 연재되었던 작품이었고 이번에 개정판으로 나온거더군요.

사실 책 구입은 박람회에 갔다가 은희경 작가의 대담회에서 싸인을 받기 위해 급히 즉석에서 한거지만요.  

이렇듯 은희경 작가의 작품을 죄다는 커녕 팬이라고 자부할 정도로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국내 여성 작가 중에선 은희경 작가를 가장 좋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의 문체가 좋았고, 느낌이 좋았고, 그냥 제일 맘에 들었어요. 좋아하는데, 굳이 합리적인 이유 따윈 필요 없지요.  

그랬는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좀 의아했습니다.  

내가 알던 은희경 작가가 맞나?  
이게 '연애' 소설이 맞나? 어디가? 
왜 이렇게 뜬구름 잡는 얘기같고, 몽환적이고,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고.  

그랬거든요. 사실 읽는 데만해도 시간이 꽤 걸렸구요. 비틀즈 노래는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기에 더더욱.  

하지만 오늘 소설을 마침내 다 읽고, 냉소적이고 해학적이던 은희경표 소설과는 달라서 낯설다고 나와 비슷한 생각이 적혀있었던 평론도 대충이지만 다 읽고, 마지막으로 작가의 후기를 본 순간 놀라고 말았습니다.

맥주를 마시다가 서서히 취해가면서 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깨보면 치기 어린 취기와 각종 감정들이 꿈처럼 남아있을 때가 있는데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가는 허무하고 아련한 느낌. 그런 느낌을 독자들도 맛보게 하고 싶었다. <- 물론 이 내용과 완전히 다르지만 지금은 생각이 잘 안나는 관계로.-_- 하지만 넓게, 넓~게 보면 이러한 논조였습니다. 

그게 정말 내가 느낀 느낌이었으니까요! 작가가 맛보게 하고 싶었다는 그 느낌이요.  

역시 범상치 않은 사람만이 작가가 되는 구나, 하고 또다시 느낀 순간입니다. 
역시 은희경이구나, 하고 느낀 순간이기도 하구요.

그래요, 우리 인생이 누군가의 꿈이라면 우리는 좀 더 현실에서 초연할 수 있을까요, 아님 더욱 더 치열하게 살아보려 할까요.  

꿈과 현실을 오락가락하며 몽롱한 기분을 맛볼 수 있었던 소설, 두고 두고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다음 번에 읽을 때는 비틀즈 앨범을 한 곡씩 들으면서요.   

그것은 과연 꿈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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