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박완서. 여기 알라딘에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200개에 가까운 결과들이 쏟아지는, 웬만한 사람이라면 이름을 모를리 없는 명실상부한 현재 최고의 우리나라 여류작가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의 소설을 읽을 기회가 좀처럼 없었고, 손이 잘 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제껏 읽은 박완서의 작품은 재미있게 읽었던 <아주 오래된 농담>, 감칠맛 나는 표현과 하나하나 주옥같은 글에 감동받았던 문학상 작품집<환각의 나비> 이 두권 뿐이었다.

<환각의 나비>를 읽으며 정말 문장 하나하나, 표현 하나하나에 감탄을 금치 못했기에 이번에는 이 책, <그 남자네 집>을 집어들었다.

그런데 그의 소설이 선뜻 읽히지 않았던 이유, 한국전쟁과 미군과 한옥기와와 주인공이 외출할 때 신는 버선 등 나로선 거리감 있는 배경이 이번에도 방해가 되었던지 첫 부분에선 흐름이 자꾸 끊기곤 했다. 읽지 않은 채로 다른 책과 함께 모두 반납하려다가 그래도 이왕 읽은거 다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보류해 둔 후,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기차안에서 나머지를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그리고 반납하지 않았던 것을 천만다행으로 생각했다.

눈 앞에서 보는 것 같은 생동감 있는 표현, 감칠맛 나는 문장, 나쁘고 부끄러운 면까지 똑바로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솔직함, 웃음이 터져나오는 유머, 그리고 끝까지 읽고 책장을 덮었을 때 한번에 밀려오는 인생 전체를 관통하며 지나온 아련하고도 먹먹한 그 느낌... 정말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내가 읽을 수 있는 박완서의 책이 산더미 같이 많다는 게 기쁘고, 고령의 나이에 이런 글을 써낼 수 있는 작가가 지금 현재 나와 같은 시대에 살아있다는게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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