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36살에 폐암말기 선고를 받은 의사의 이야기이다.

시한부 판정을 받고 죽기 전 자신의 인생을 글로 썼던 사람의 이야기를 내가 읽은 적이 있던가.. 기억이 나지않지만 왠지 이 책의 줄거리를 대충 들었을 때는 굉장히 흔한 이야기로 느껴졌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듯한 느낌.

 

그래도 왠지 끌려서 구입했다. 그리고나서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이 책을 소개해줬는데 이동진님과 이다혜기자님이 마음 단단히 먹고 읽으라며, 굉장히 엉엉 울게되는 부분이 있다고 하길래 일부러 조금 미뤄두었었다.

(가을에 구입하고 얼마전에 읽었으니 두어달정도 미룬셈.)

정말 너무 슬퍼져서 혹여 내 일상생활이 힘들어질까봐 마음 단단히 먹고 읽었는데 내겐 슬픔보다 감동이 더 컸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서인지 생각만큼 울진 않았다. 물론 눈물이 나오는 구절은 많았지만..)

내 인생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음을 느꼈을 때 드는 모든 생각들.. 두려움, 걱정, 그리고 왜 하필 나일까하는 원망이 들기도할텐데 주인공은 이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얼마남지 않은 삶을 어떻게 보내야 값질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스무살 때 아버지의 임종, 서른살 때 할머니의 임종을 지키며 나는 적어도 내 나이의 다른 사람들보다는 죽음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일찍 접했고, 죽음의 의미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왔다고 자부했었다. 그러니 의사였던 주인공은 얼마나 더 자부했었을까. 누구보다 죽음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했지만 정작 자신이 죽음에 닥쳤을 때 느꼈을 공포가 얼마나 그를 두렵고 작아지게만들었을가. 나또한 겪게될 일이겠지만...

 

이 책은 아름답고 숭고한 영혼을 가진 사람과 또 그의 가족들의 따뜻한 이야기다.

주인공은 작년 봄 결국 세상을 떠났지만, 그 끝은, 이 책으 끝은 결코 슬픈 끝이 아니었다.

 

나의 끝은 어떠해야할까, 나의 죽음은 어떠해야할까, 나는 죽어갈 때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나는 그저 상상으로 죽음을 추측할 뿐이지만, 이 책을 읽고 분명해진 것은 죽음이 다가왔을 때조차 삶을 사랑하고, 남은 이들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며 떠나고싶다는 생각이었다. 죽음조차 사랑할 수 있는 것, 죽음조차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그런 용기를 갖고싶다. 주인공 폴 칼라니티처럼...

 

P.S 모든 의사들이 주인공 폴칼라니티같다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워질까!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얼마나 많이 웃으며 삶을 정리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들었다. 의사는 평범한 직업이 결코아니다. 세상의 많은 의사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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