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나무백과사전
서민환.이유미 지음, 이원규 사진 / 현암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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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게 흠이다.

풀에 이어 나온 책이라는데

도서관에서 비치해준 덕에 잘보았다.

흔히 이름들어 친숙한듯 생가되나 실제 모습은 본적없고

흔히 보이는지라 익숙하지만 이름은 전혀 몰랐던

그런 나무들이 여기에 좌악 펼쳐진다.

큼직큼직하게 편집된 사진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렇게 우리의 것을 알아가게 하는 책들이 꾸준히 나왔으면 좋겠다.

비교될만한 자료들도 꽤 많이 갖추고있어

아이나 어른이나 할것없이 시작하기에 너무나 좋다.

이 책으로 일별하여 아이들과 찾아보고

눌와에서나온 <궁궐의 우리나무>를 갖고 궁궐에 가면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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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빠 닥터 푸르니에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김남주 옮김, 이형진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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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모임에서 <돼지가 한마리도 죽지않던 날>을 읽었다.
버몬트의 돼지농장집 아들인 로버트의 자전적 성장일기다.
문맹이어서 자신의 이름도 쓸줄모르고  돼지농부인 가난한 아버지.
하지만 아들 로버트가 일생을 살아가는데는 훌륭한 등불이시다.
훌륭한 아버지.

닥터 푸르니에는 정반대이다.
마을사람들에게는 존경받는 자애로우신 의사선생님이지만
가족들에게 고통과 슬픔으로만 존재했던 아버지.
모순투성이의 아버지를 나이먹은 지금 되돌아본다.
작가인 아들 장루이푸르니에는 이렇게 결론짓는다.

"난 아빠를 원망하지 않는다. 이제 어른이 된 나는 사는 게 간단치 않다는 걸 알고 있다. 견딜 수 없는 자신의 삶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좋지 않은' 방법을 사용했다고 해서 나약한 이들을 너무 원망해선 안된다는 것을."

어떤 인간존재의 나약함에 대한 이해 혹은 받아들임으로 읽었다.
사실 우리는 나약하고 보잘것없는 존재이지않은가.
우리의 삶을 위인전에만 묶어두기엔 나의 존재가 너무나 미약하다.이책이 면죄부가 되진않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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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강 최한기와 유교 - 도올문집 3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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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교교육을 통해 서양철학을 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는 서양철학으로 사고하기를 은근히 권유받아온 셈이다. 나와사회, 개인과 국가, 국가와 세계....나와 나아닌 나밖의 세계로 구분지어왔다. 아와 피아의 세계.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는 대분분의 경우 나를 잘 설명해주고있다. 자유와 권리, 개인과 사회의 관계..도 잘 설명된다.

하지만 나의 첫세계관은 아마 이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은 첫호흡과 같이 시작됬을거다. 서양철학을 접하기전에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몸답았던 집안분위기, 집안에서의 교육, 가정교육이라고 이름짖기에는 너무나 얇지만 전방위적인 무형의 것들말이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중고등학교에서 알게된 소크라테스나 플라톤보다도 아주 먼저 그래서 아주 깊숙히 저 무의식영역에까지 세겨졌을것이다. 그러니 내게 나중 들어온 이성제일의 서양철학이 나를 온전히 설명해주지못하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제일 흔하게 나와 자연을 나누어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설명하는 사고체계에 어쩐지 어색하지않은가 말이다. 요즘 조선시대에 유학, 주자학이 어떤 과정을 통해 받아들여지게 되었는가에 관한 책들도 나오고 있는것같다. 그것처럼 내게 서양철학이 어떻게 습득되었는가 좀더 생각해보아야 할것이다.

이미 150년전 최한기라는 사상가는 서구의 사상을 숙지하고 소화하여 그에 따른 자신의 시각을 정리 얘기해주고 있다. 나와 세계 우주 만물이 서로 호흡하고 있어 하나가 이미 전체이고 전체가 이미 하나라는 설명을 내어놓고 있다. 하나의 로직으로 나를 이해하고 사회를 이해하고 우주를 이해한다고 한다. 우리의 세계를 기로 설명하고 있다. 기란 천인활동운화로 not being but becoming 이라고 했다. 최한기의 사유체계로 나의 일상을 어떻게 설명할수있는지, 나를 어떻게 활동운화할지는 좀더 두고 봐야하겠지만 아무튼 도올의 일대일로 말하기같은 글쓰기는 이책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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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펑의 개구쟁이 1
라트 지음, 김경화 옮김 / 오월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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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펑? 무슨 말이지? 어느 나라 말이지? 특이한 제목이 눈길을 확 끌었다. 시원한듯 투박한 표지그림도 호기심을 일으킨다. 말레이지아의 만화그림책. 캄펑은 그나라 말로 시골, 촌, 고향...뭐 그런거란다. 라트라는 작가의 고향에서의 어린 시절이야기다.

우리의 60년대를 그대로 빼다박은 이야기는 정말로 유쾌하다. 읽는내내 키득키득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엄만 뭐가 그렇게 재밌어? 급기야 남편에게도 마구 건넨다. 큭큭 소리가 나는걸보니 본인의 어릴적이 오버랩되는 모양이다.

아시아인 혹은 시골정서 등등 여러가지 공감대를 갖는것과 동시에 이슬람전통의 독특한 생활양식도 함께 볼수있어 더욱 즐겁다. 처음에 글을 먼저 읽었는데(이건 어른들 혹은 나의 경향이라 생각된다) 두번째부터는 그림을 구석구석 살핀다. 볼때마다 의미있는 장면들이 새로 발견된다. 그림책작가의 미덕이다. 흠을 잡자면 내내, 여름날 개울물 멱감기같던 내용이 갑작스레 아버지에 의해 중학교입학준비공부로 급선회한다는 점이다. 뜨악하기 이를데없지만 본인스스로도 다 이해되지않는 변화였을지도 모른다.

위기철의 <아홉살인생>이 생각났다. 물론 이희재의 만화로도 보았다. 하지만 어린 시절을 훨씬 시원하고 밝게 또 정감어리게 추억하는 작가의 따스한 시선이 부럽다. 우리의 어린시절은 왜 그리 회색톤으로만 그려지는건지 안타깝다. 암울한 시절에도 봄날은 있었을텐데 말이다.  다만 우리 아이들의 어린시절은 화창하게 추억될때가 더많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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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어둠 - 우울증에 대한 회고
윌리엄 스타이런 지음, 임옥희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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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옅은 벚꽃이 일어나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집어든 책이었는데...

나의 우울을 느끼면서 동시에 덮어버리려는 데

갑자기 이책이 내게로 온거였다.

어쩜 올거라고 예상하면서도 그동안 애써 피했는지도 모른다.

찾아올때까지.

직접 겪은 사람조차 "뭐라 꼬집어 말할수없는, 그 이해할수없는 고통"이라는 것.

"무기력한 무감각상태에서도 실체적이고 실제적인 고뇌를 할수있는 상태"

"자부심과 더불어 자아감각을 잃고 모든 희망이 다 사라져버리는 상태"

그리하여

"구원에 대한 신념, 혹은 궁극적인 회복에 대한 신념이 존재하지않는 상태"

그 막연한 원이으로 유년기에 겪었을 상실감을 꼽고있다.

그는 정신병동에 자신을 가둔후 우울증을 구복했다.

너무나도 잘 이해가 되는 그의 "증상"을 읽으면서

그가 어떻게 이 일을 극복하게 되는가에 대해 떨리도록 기대했다.

하지만 원인을 딱히 말할수없었던것처럼 극복동기도 딱히 나와있질않다.

다만 겪을만큼 겪으면 기어나올수있다는 건가?

공기중에 늘상 떠다니는 감기바이러스에 일단 걸리고나면

병원약도 소용없이 앓을만큼 알아야 낳는다는 얘기처럼?

안타깝다. 내게도 방법을 알려줘. 희망이 최선인가? 신념이 자기파괴를 막는 최고의 도움인가?

다만 "그래서 우리 빠져나왔도다, 다시한번 별을 보게 되었노라"라고

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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