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강 최한기와 유교 - 도올문집 3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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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교교육을 통해 서양철학을 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는 서양철학으로 사고하기를 은근히 권유받아온 셈이다. 나와사회, 개인과 국가, 국가와 세계....나와 나아닌 나밖의 세계로 구분지어왔다. 아와 피아의 세계.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는 대분분의 경우 나를 잘 설명해주고있다. 자유와 권리, 개인과 사회의 관계..도 잘 설명된다.

하지만 나의 첫세계관은 아마 이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은 첫호흡과 같이 시작됬을거다. 서양철학을 접하기전에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몸답았던 집안분위기, 집안에서의 교육, 가정교육이라고 이름짖기에는 너무나 얇지만 전방위적인 무형의 것들말이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중고등학교에서 알게된 소크라테스나 플라톤보다도 아주 먼저 그래서 아주 깊숙히 저 무의식영역에까지 세겨졌을것이다. 그러니 내게 나중 들어온 이성제일의 서양철학이 나를 온전히 설명해주지못하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제일 흔하게 나와 자연을 나누어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설명하는 사고체계에 어쩐지 어색하지않은가 말이다. 요즘 조선시대에 유학, 주자학이 어떤 과정을 통해 받아들여지게 되었는가에 관한 책들도 나오고 있는것같다. 그것처럼 내게 서양철학이 어떻게 습득되었는가 좀더 생각해보아야 할것이다.

이미 150년전 최한기라는 사상가는 서구의 사상을 숙지하고 소화하여 그에 따른 자신의 시각을 정리 얘기해주고 있다. 나와 세계 우주 만물이 서로 호흡하고 있어 하나가 이미 전체이고 전체가 이미 하나라는 설명을 내어놓고 있다. 하나의 로직으로 나를 이해하고 사회를 이해하고 우주를 이해한다고 한다. 우리의 세계를 기로 설명하고 있다. 기란 천인활동운화로 not being but becoming 이라고 했다. 최한기의 사유체계로 나의 일상을 어떻게 설명할수있는지, 나를 어떻게 활동운화할지는 좀더 두고 봐야하겠지만 아무튼 도올의 일대일로 말하기같은 글쓰기는 이책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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