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연이 부러웠다. 세연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가 있다. 물론 비합리적이고 불공평한 면이 있긴 해도, 그 길을 계속 걸어가다 보면 가족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따뜻한 끈이 형성될 것이다.
여러 인물 중 가장 좋아하는 부분. 문우남.
우남이 선미의 눈가에 입을 맞추었다. 고개를 숙이느라 애썼더니 귓속이 조금 당겼다. 언젠가 선미의 쌍꺼풀이 다섯겹이 되고 여섯겹이 되더라도 아름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노년엔 이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르익은 중년의 두사람은 각자 부모의 발등 위에 올라가 춤추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상대방의 어린 시절을 상상했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내가 지난 시간 동안 앓았던 열망과도 닮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상에 대한 열망? 대상에 사로잡혀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에 대한 열망?그래, 한없이 나 자신에 대한 열망.예수를 사랑하고 누구보다 열렬히 삶에 투신하는 자신에 대한 열망. 어쩌면 한때 내가 그를 향해 가졌던 마음, 그 사로잡힘, 단 한 순간도 벗어날 수 없었던 그 에너지도 종교에 가까운 것일지 모르겠다. 새까만 영역에 온몸을 던져버리는 종류의 사랑. 그것을 수십년간 반복할 수도 있는 것인가. 그것은 어떤 형태의 삶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