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당나귀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매직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옛이야기에 대한 매력에 빠져있는 터라 원형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케이스에 곱게 포장된 책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케이스가 너무 맘에 들었다.
뭔가를 조심히 꺼내서 열어보는 느낌! 설레임?!

서기 170년경에 나온 세계 최고(最古)소설이라니 정말 루키우스 아폴레이우스는 누굴까 하는 물음이 생겼다. 그리고 어떤 내용인지 먼저 알고 싶어서 역자해설을 먼저 읽어보았다.
대충 알거 같기도 하고 정확히는 모르겠다.

416페이지의 양이어서 부담도 되지만 소설인 만큼 빨리 넘어가리라 기대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처음에는 방향을 잘 몰라서-생소한 사람이름도 많이 나오고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인물들을 각주를 달아 많이 나와서-좀 헤매기도 했다.
언제 당나귀가 나오는 지도 궁금하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궁금하고...

중간 중간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인데, 액자소설 그대로다. 주로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를 주인공과 독자에게 들려준다.
당나귀가 되어서는 독자에게 들려주는 방식이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팜필레와 밀로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지만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물론 책을 다 읽고 나니 끝이 좀 매끄럽지 않고 갑자기 빨리 끝내는 느낌이 들었는데, 다시 역자해설을 읽고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했다.

<쿠피도와 프쉬케>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부터 이해가 확실히 되기 시작했다. 어디서 들은 듯한, 본듯한 이야기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당나귀가 되어서는 이야기를 직접 이끌어가기 때문에-직접 반응하는, 체험하는 부분때문에-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당나귀에서 스스로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여신의 도움으로 그리고 그 후 철학, 종교에 귀의하는 모습에서 갑자기 [구운몽]이 생각났다. 구운몽은 그래도 꿈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모습이 다른 삶을 살도록 충분히 작용하는데, [황금당나귀]는 뒤의 내용이 더 있을 것 같은-비록 길기는 해도 주인공의 변화를 단지 기도와 여신의 말로 한다는 건 역시 급하다- 아쉬움이 여전히 남는다.

이 책을 손에 잡으면서 계속 궁금했던 건, 대체 우리가 자주보는 그리스로마신화는 언제 엮여진 걸까란 것이었다. 찾아보니 1700년경 이후의 정리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니 루키우스 아폴레이우스의  [황금당나귀]는 정말 원형에 가깝고 대단한 소설인 것 같다.

그리고 정말 다양한 인간생활방식이 나오고-물론 정형화된 모습 많음- 그 모습들이 그 시대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다는 느낌이 없다. 그래서 옛이야기의 매력이 여기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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