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가는 필독서

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ㅣ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02년 9월

 재밌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책.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쉽게 설득당하는지 6가지 법칙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상호성의 법칙: 누군가에게 호의를 받으면 되갚아야한다는 심리
일관성의 법칙: 한번 결정한 것에 대해 일관성을 가져야한다는 심리
사회적 증거의 법칙: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하려는 심리
호감의 법칙: 호감가는 사람의 말을 더 믿으려는 심리
권위의 법칙: 권위에 복종하려는 심리
희귀성의 법칙: 희귀한것이 더 가치있는 것이라고 판단하는 심리

이 책이 재밌는 이유는 그 6가지 법칙에 너무나 공감이 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이 베푼 호의를 갚아야 한다는 강박감에 샘플을 받아본 상품을 덜컥 사는 심리는 `상호성의 법칙`으로 분류된다. 또 희귀한 것이 곧 가치있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한정판매 물품을 턱없이 비싼 가격에 사는 심리는 `희귀성의 법칙`이다. 마찬가지로 나머지 네개의 법칙또한 다양한 이론과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이다.

또 이 책이 무서운 이유라면, 이 법칙들이 너무나 강력하고 실용적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책에 따르면 새끼 칠면조의 `칩칩` 소리에만 어미노릇을 하는 어미 칠면조의 본능적 행동과 별다를 바 없이 인간도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행동을 한다고 한다. 그게 이 책에서 말하는 6가지 법칙이다. 따라서 이 법칙을 이용하면 큰 노력없이도 사람을 `조종`할 수 있다! 더 무서운 것은 실제로 이 법칙이 마케팅이나 세일즈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제껏 알게모르게 설득의 법칙에 지배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 심리법칙들이 앞으로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보가 넘치는 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모든 정보를 고려해서 판단하는게 점점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단하나의 중요한 정보에 의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원시적이고 자동적인 반응행태에 의존하게 된다. 즉, 책에서 제시한 심리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이 심리법칙은 대부분의 경우 옳은 판단을 하게 하고 시간을 절약하게 해주기 때문에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런 심리의 맹점을 부당하게 이용하려는 `불로소득자`이 많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읽고 6가지 법칙에 숙지한 다음, 그런 불로소득자에게 단호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한다.

정말로 이용 당하기 싫다면 꼭 읽어봐야할 책이다. 이미 이 책을 읽고 `불로소득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사람도 많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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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책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저자인 치알디니씨가 설득의 법칙을 연구하게 된 이유가 뭐냐면, 자기 자신이 너무나 설득을 잘 당하기 때문에 화가나서 그랬다고 한다.
왜 외판원한테 잘 넘어가서 물건 홀라당 사는 사람들 있잖은가. 저자가 그런 유형의 사람인가보다.

그래서 그런지 책 중간에 자신이 당했을 법한 예를 들면서 버럭버럭 화를 내는데 -_-; 귀엽다. 책이니까 표현의 수위를 낮춰서했을테고, 글만 읽어봐도 "#@#%#$^!!!!" 하면서 원고를 쓰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흐흐.

책에서 들었던 사례중 가장 무서웠던 사례를 들자면, 우선..다른 피실험자 애원에도 불구하고 연구원의 권위에 복종하며 그 다른 실험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피실험자들이 80~90%가 넘는다는 실험.( 물론 전기충격을 당하는 사람도 연구자고, 전기충격도 가짜다.) 권위의 힘이 그렇게 무서운 건줄 처음 알았다.

두번째는 한 살인 사건이다. 그 살인 사건이 특이한 것은 살인을 목격한 사람이 몇십명이나 되는데 살인이 이루어질때까지 아무도 도와주지않고 경찰에 연락하지도 않았다는 사실. 이건 사람이 많으면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이미 연락했겠지'라는 심리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호오.

이것 말고도 재밌고 무서운 사례가 많다. 필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