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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 - 녹색연합이 추천하는 친환경요리 110선
녹색연합 엮음 / 북센스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하고픈 분들에게 요긴한 요리책입죠. 녜.
제가 말이죠... 시집가는 그날까지 밥 한번 혼자 해본 적이 없었던지라...
밥물 맞추는 것도 자취해본 경험이 있는 남편에게 배웠을 정도였지요. 그러니 반찬은 오죽했겠습니까. 그나마 먹는 걸 좋아해서 많이 먹어본 덕에 '이 맛이다 ' , ' 이 맛이 아니다 '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기에(글구 책 읽는건 좋아했거든요) 요리책을 수도 없이 섭렵했지요.
화사하게, 알록달록 , 새콤달콤, 코를 자극하는 고소한 기름 냄새....
맞벌이 주부였기에 음식솜씨가 자라는 데는 여러 해 걸렸지만서도 어찌永?그럭저럭 남부끄럽지는 않다고 자만하고 있던 그때, 늘 고만고만하던 네 살 난 딸아이의 아토피 증세가 극에 달해 고름에 피딱지에 말할 수 없이 곤곤한 시간이 들이닥쳤지요.
아토피라는 병이 음식과 주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 환경병인지라, 먼저 먹거리부터 변화시켰어요. 사시사철 마트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산뜻하고 예쁜 국적(구분)불명 식재료 대신에 제철에 나는 국산 식재료들로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대신에 굽거나 삶거나 찌는 위주로 방식을 바꾸고 수입밀에다 방부제나 인공첨가물로 만드는 밀가루 과자들을 끊고 밥도 현미 위주의 잡곡밥으로 변화시켰어요(얼마간 그렇게 노력했더니 딸아이는 물론이고 다른 식구들도 덩달아 잔병치레가 줄더군요). 그런데요 이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뭐냐면요, 유해하다 싶은 그 음식들을 먹지 않도록 참는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제철에 나는 그 식재료들을 가지고 요리함에 있어서 단순방법의 조리에 단순한 재료인데도 불구하고 인공조미료나 향료 없이 맛을 낸다는 것이 절대로 쉽지 않더라는 거예요. 이미 갖고 있는 요리책 십수권을 다시금 훑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수함에 가까운 그 맛을 낼 수 있는 각각의 요리법을 찾는 데는 또 상당한 노력의 시간이 뒤따랐지요(그럼에도 아직 손 대보지 않고 미뤄두는 분야가 남아있음은 부인할 수 없군요..ㅋ^^ㅋ).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알라딘의 신간코너를 어슬렁거리다가 불쑥 구입하게 된 이 요리책이 제게 흐뭇한 미소를 선사하더라구요. 물론 요리할 사람이 왕초보라면 이 책의 용량 표시나 중간생략한 상세과정 때문에 약간 어리둥절한 맛의 요리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얼마간 요리를 해 본 분이라면 얼마든지 제철에 우리 땅에서 나온 식재료의 제 맛을 십분 살린 흡족한 요리를 맛 보실 수 있을 꺼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정형화 되어있거나 꼭 누구에게 내보이고 싶어서 하는 요리가 아니라 좋은 재료에 정성을 더해서 살아있는 한 그릇의 새 생명을 창조해 내는 너무나 멋진 요리.
이 책에 실려 있는 요리법 하나하나에, 몇십번 몇백번의 착오를 거쳐 나만의 자연스런 맛을 찾아내서 공유하게 해주신 성명 미상의 여러 멋진 요리사님들께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