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표적
린다 하워드 지음, 김은영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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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으로 유일한 가족인 (그러나 카렌이 철들기 시작한 이후로, 의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닌 보호해야할 약한 존재였던)엄마를 잃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쟁후유증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끝내 어린 카렌과 엄마를 버리고 집을 나간지 20년이 다 된 아버지가 뉴올리언즈에서 홀연히 주검으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외로움의 절정에 이른 상태로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보게 되는 (외양적으로 차분하고 꿋꿋한)종합병원 간호사 ‘카렌’이 전형적인 바람둥이면서도 정의감 있고 자기일(직업:경찰)에 투철한 '마크'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는 얘기인데요, 


여주인공 아버지의 살인사건을 매개로 여주인공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이야기의 진행이 흡사 (액션+추리+멜로+기타등등 복잡한)영화를 한 편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죠.


다른 이에게 의존할 생각도, 결혼할 생각도 하지 않던 적당히 원숙한 나이의 남자와 여자가 자석에 끌리듯 서로 좋아하게 되어 서로의 반려자가 되어가는 모습이 무척 자연스럽더군요.

단숨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처음 읽었던 몇 해 전,  마크가 카렌을 유혹하던 장소인 마크의 집(멋진 발코니와 식물들이 빼곡한 정원이 있는 옛스런 그 집)과 후덥지근한 열기가 느껴질 듯한 뉴올리언즈에 대한 작가의 묘사가 너무 맘에 들어서 그 곳으로 여행가고 싶다고 가슴 들썩였던 기억이 나네요(아쉽게도 올해의 수해로 그 바램은 영 이룰 수 없게 되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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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유산 대교북스캔 클래식 5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오현수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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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릴적에 얼굴도 모르는 손님이  불쑥 찾아올 때 사들고 오시던 종합과자세트를  기대도 하지 않다가 떡하니 받아든 기분이랄까요.  정말 흐뭇해요. 

제가 워낙에 빨간머리 앤에 열광하던 독자였던지라...  한번의 망설임도 없이 이 책을 주문했지요.  그런데, 책을 받고서 첫인상은 기대에 못미쳤더랬어요.  웬지 로맨스 소설같은 느낌이 드는 자그마하고 별로 두껍지도 않은  빨간표지...(물론, 하드커버인것이 마음에 들었고, 로맨스 소설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을 소개한 글들과는 책의 외양이 주는 느낌이 너무 틀렸어요.)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한지 15분 만에 모든 의혹이 날라가 버렸답니다.  죽음을 앞둔 일족의 수장인 베키아주머니에게서 가보인 그 문제의 단지를 상속받기 위해 몰려든  수많은 군상들...  기독교가 구심적인 역할을 하는 전형적인 서양 집성촌에서  일족의 일원으로써 때로는 품위를 가지고 때로는 되바라지게 얽혀버린 실타래를 잡고 살아가는 흥미진진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버렸지요.

자그마한 책의 크기에  속상할 새 없이,  페이지 마다 빼곡히 들어선 작은 글씨들이 그리고 독자를 질리게 하기에 충분한 무지 많은 등장인믈들의 무쟈게 많은 이름들과 신상명세 때문에(초반에는 정신이 좀 없습니다) 딴 생각  할 틈이 없습니다.   이야기 자체도 흥미진진한데다가 누구하나 딱 주인공이라고 내세울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등장인물들의 얘기 하나하나가 다 주요한 얘깃거리거든요.

오랫만에 , 정말로 잔잔하면서도 재치있는, 인간냄새 물씬나는 재미난 소설 한 편 읽었습니다.  넘 기분 좋아요.

아, 참 그리고 이 책에 덤으로 함께 온 '어린왕자'도 하드커버에 깔끔한 삽화가 있는 멋진 책이더라구요.

이래 저래 만족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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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의 노래
메리 조 푸트니 지음, 김은영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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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한마디로 로맨스 소설의 전형(순진하고 매력 철철 넘치는 어린 숫처녀와 알것 다 아는 잘난 남자

와의 사랑이야기)을 따르지 않았다.   물론, 이 사람 저사람의 사랑 얘기를 품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삶의 아픔을 가슴에 새기고 어느덧 장년기에 들어서(서른 일곱살 정도) 이제 막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속 꽉찬 대번포드(불행히도 알콜중독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진 작위 조차도

없는 귀족..)와  170센티미터가 넘는 장신에 눈동자 색깔도 짝짝인 독특한 외모를 지녔으면서도 여왕 같은

품위를 가지고 후견인들(아가씨 한명,  소년 두명)의 훈육과  장원 운영이라는 집사로서의 소명에 온 힘을

쏟아온 서른살의 독신녀 앨리스(역시, 과거가 심히 의심스럽다는 단점이...)가  서로를 알아가면서 상처를

보듬고 결국은 서로를  똑바로 보게 되는 농익은 사랑 이야기라는 것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가치관이 확실하고 이타적인 면이 강한 주인공들의 맺어짐이 주는 기쁨 또한 무시할수 없으니까..

특히나 주인공들 외에 호감가는 주변인물들의 적절한 배치와 풍부한 애피소드들....  흡족할수밖에 없다.

거기다 이 작가의 바람시리즈에 나오는 주인공들(레이프랑  마이클 밖에 기억 안나지만..)이 살짝 등장해서

더욱 반가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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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폐경 - 2005 제5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김훈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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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소설(주로 장편)을 참 좋아하는데, 장편소설이 아닌데도 늘 그냥지나치지 못하는 것이 유명한 작가들 이름을 건 문학상 수상집들이다.  중견작가들의 안정되고 실랄한 얘기들을 보는재미가  워낙 쏠쏠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한권에 있는 소설 전부를(아니 대부분이라고 해야 옳겠다)  모두 매력있다고 보진 않았었다.  너무 난해하거나 그 글감에 내가 흥미를 못느끼거나 재미없게 황당한 경우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었다.(물론 명망있는 심사위원들이 좋은 글이라고 판명지었으니 생각이 짧고 취향이 고상하지 못한 내 탓이 클 것이나....)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구장창 나를 끌어당기는 문학상 수상집들이  있으니 그게 바로 '이상문학상수상집'과 '황순원문학상수상집'이다.

주최측이 틀리니 선호하는 소설의 색깔들도 틀린데, '황순원문학상수상집'은 감성상 지나친 비약을 싫어하는 나와 코드가 잘 맞는것 같다.  특히나  이번호는 평소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좌악 모여 있어 책을 읽기 전부터 가슴 두근두근 대던 것이 휴일날 식사와 식사 사이에 화장실도 안가고 주욱 방바닥에 나를 주저 앉혀놓았다가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까지 그 다양한 세계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평소 자신의 색깔에서 벗어나지 않은 탄탄한 모습을 보여서 안도할 수 있었는데, 나는 이글들 중에서 '소금가마니'와  '언니의 폐경'의 여운이 가장 오래 남은것 같다.(나도 아줌마라서 그런가....). 

구효서님의 소금가마니는 마치 ' 태백산맥'이나 '지리산'같은 대하소설의 한 꼭지를 잘라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시대상이 확 드러나는 글이었는데,  길지 않은 글 속에서 그 시대의 인습에서 벗어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지난한 생을 살아내면서도 마음속 깊이  은혜하는 이를 담고 있었던 가슴아린  사랑을 했던 어머니라는 이름의 한 여인을 생동감 있게 그렸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리고 ,    김훈님의 언니의 폐경은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글쓴이를 그냥 '언니'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여성이 쓴 글 같은 착각을 갖게 했다.   우리의 현실생활 주변에서 드문드문 말날수 있는 메말라 버린(타인이나 자신 누구에 의해서든) 깨질것 같은 중산층 중년여인의 섬세한 묘사가 정말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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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 - 녹색연합이 추천하는 친환경요리 110선
녹색연합 엮음 / 북센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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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하고픈 분들에게 요긴한 요리책입죠. 녜.


제가 말이죠... 시집가는 그날까지  밥 한번 혼자 해본 적이 없었던지라... 

밥물 맞추는 것도 자취해본 경험이 있는 남편에게 배웠을 정도였지요. 그러니 반찬은 오죽했겠습니까.  그나마 먹는 걸 좋아해서 많이 먹어본 덕에 '이 맛이다 ' ,  ' 이 맛이  아니다 '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기에(글구 책 읽는건 좋아했거든요) 요리책을 수도 없이 섭렵했지요.  


화사하게,  알록달록 , 새콤달콤,  코를 자극하는 고소한 기름 냄새.... 


맞벌이 주부였기에 음식솜씨가 자라는 데는 여러 해 걸렸지만서도 어찌‰永?그럭저럭 남부끄럽지는 않다고 자만하고 있던 그때,  늘 고만고만하던 네 살 난 딸아이의 아토피 증세가 극에 달해  고름에 피딱지에  말할 수 없이 곤곤한 시간이 들이닥쳤지요. 


아토피라는 병이 음식과 주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 환경병인지라, 먼저 먹거리부터 변화시켰어요. 사시사철 마트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산뜻하고 예쁜 국적(구분)불명 식재료 대신에 제철에 나는 국산 식재료들로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대신에 굽거나 삶거나 찌는 위주로 방식을 바꾸고 수입밀에다 방부제나 인공첨가물로 만드는 밀가루 과자들을 끊고 밥도 현미 위주의 잡곡밥으로 변화시켰어요(얼마간 그렇게 노력했더니 딸아이는 물론이고 다른 식구들도 덩달아 잔병치레가 줄더군요).  그런데요 이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뭐냐면요, 유해하다 싶은 그 음식들을 먹지 않도록 참는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제철에 나는 그 식재료들을 가지고 요리함에 있어서 단순방법의 조리에 단순한 재료인데도 불구하고 인공조미료나 향료 없이 맛을 낸다는 것이 절대로 쉽지 않더라는 거예요. 이미 갖고 있는 요리책 십수권을 다시금 훑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수함에 가까운 그 맛을 낼 수 있는 각각의 요리법을 찾는 데는 또 상당한 노력의 시간이 뒤따랐지요(그럼에도 아직 손 대보지 않고 미뤄두는 분야가 남아있음은 부인할 수 없군요..ㅋ^^ㅋ).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알라딘의 신간코너를 어슬렁거리다가  불쑥 구입하게 된 이 요리책이 제게 흐뭇한 미소를 선사하더라구요.  물론 요리할 사람이 왕초보라면 이 책의 용량 표시나 중간생략한 상세과정 때문에 약간 어리둥절한 맛의 요리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얼마간 요리를 해 본 분이라면 얼마든지 제철에 우리 땅에서 나온 식재료의 제 맛을 십분 살린 흡족한 요리를 맛 보실 수 있을 꺼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정형화 되어있거나 꼭 누구에게 내보이고 싶어서 하는 요리가 아니라 좋은 재료에 정성을 더해서 살아있는 한 그릇의 새 생명을 창조해 내는 너무나 멋진 요리.

이 책에 실려 있는 요리법 하나하나에,  몇십번 몇백번의 착오를 거쳐 나만의 자연스런 맛을 찾아내서 공유하게 해주신 성명 미상의 여러 멋진 요리사님들께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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