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망도 모르면서 부동산 투자를 한다고? - 한 권으로 정리하는 돈되는 교통호재 A to Z
IGO빡시다 지음 / 잇콘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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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되는 호재'와 '안 되는 호재'를 구분할 수 있는가?

전세로 살고 있는 집 근방에 역이 생긴다고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발표됐다. 빨리 이 집을 사야 할까?


살고 있는 집 근방에 역이 생긴다면 누구나 호재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문제는 1, 이것이 정말 실현될 것인지, 2. 언제 실현될 것인지, 입니다 


철도사업의 진행 단계는 크게 잡아도 8단계를 거쳐야 하며, 최소 10년 이상이 걸린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어떤 단계에 와 있는지 모르고 투자하면 10년 이상 하염 없이 기다려야 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엔 사업이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철도 분야의 국토기본계획이다. 철도사업 진행 단계 중 1단계이다.


보도자료 보면 세상에 호재 없는 지역이 없죠. 

교통호재를 어디서 찾을까요? 기본적으로는 뉴스와 보도자료, 원본인 출처가 되는 보고서나 회의자료를 봐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상위 계획에서 파생된 것인지까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대도시권 광역교통 기본계획

고속도로건설 5개년 계획

도시기본계획

2030 서울시 생활권계획


지자체, 광역, 전국 단위로 이 계획들이 어디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해요. 이것을 통해 국가 단위의 큰 그림에 부합하는 사업을 추려낼 수 있게 됩니다. 


여기까지 노력해서 1. 이것이 정말 실현될 것인지, 에 대한 답을 찾았다고 칩시다. 이번엔 예산을 살펴봐야 합니다. SOC사업은 민자사업자와 진행할 수밖에 없고, 어떤 사업방식을 택하는가가 진행 속도를 좌우합니다. BTO방식인지, BTL 방식인지, BTO-rs방식인지를 따져 봐야 추진 속도를 가늠할 수 있게 됩니다. 


사업예산을 누가 부담하는지도 사업의 속도를 결정합니다. 예산을 국가가 100% 부담하는 일반철도가 가장 속도가 빠르며, 예산을 국가와 지방정부가 분담할수록 속도가 느려집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우린 2번, 언제 실현될 것인가, 의 답을 얻기 위해 철도의 종류와 기본개념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죠. 그래서 철도와 교통망에 대한 기본 내용을 망라하고 있는 이 책은 사전처럼 옆에 두고 꾸준히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용어가 어렵죠. 그래서 한 번에 잘 안 익혀지지만, 익숙해지면 자료를 읽는 눈이 업그레이드됩니다. 


그렇다면 가장 확실한 호재인 '착공' 직전에 투자하는 것이 최적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남들보다 딱 한발짝만 앞서 들어가는 비결이 있을까요?


저자는 착공 전의 전조현상인 '기공식 대행용역' 입찰공고를 찾아보라고 조언합니다. 

이것이 '아이고빡시다'님의 투자 스타일입니다. 수험생으로 따지면 괜히 여기저기 에너지 낭비하지 않고 교과서만 파고 바로 실전문제 푸는 스타일. 


모든 정보는 다 공개돼 있다. 다만 우리는 귀찮아서 보지 않을 뿐이다.


이 책에 나온 참고자료 목록을 보겠습니다.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추진과제

서울시의회 회의록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보고서 중 '지역공약 이행방안'


제2차 복합환승센터 개발 기본계획

국토부예산 확정 보도자료

신안산선 예비타당성 보고서

2030 서울시 생활권계획

인덕원수원복선전철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전략 환경영향평가서(초안)

(이하 생략)


이 중에 우리가 접근할 수 없는 자료는 없습니다. 그리고 아이고빡시다님은 2030 서울시 생활권업무계획을 꼼꼼하게 분석한 후 그 내용으로 특강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정도면 '공문서 대신 읽어 주는 남자' 라 불러도 될 것 같네요.  


투자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결과가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안목이 부족한데 의욕만 앞섰던 초보 시절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거든요. 아이고빡시다님도 아마 그런 시절이 있었을 거예요.(그쵸?그쵸?) 그래서 '평범한 꾸준함의 힘'을 독자에게 당부합니다. 


중요한 것은 꾸준하게 노력하는 것이다. 한 번 성공했다고 오만해지는 것도 문제지만, 한 번 실패했다고 좌절하지도 말았으면 좋겠다.



공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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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 털보 과학관장이 들려주는 세상물정의 과학 저도 어렵습니다만 1
이정모 지음 / 바틀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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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와 과학과 유머와, 그리고 인간의 도리가 녹아 있는 글들^^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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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잔 차 스님의 오두막 - 위빠싸나 선사 아잔 차의 가르침
잭 콘필드 엮음, 김윤 외 옮김 / 침묵의향기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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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난 위대한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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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나리아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창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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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플라나리아(Planaria)’에는 표제작이 된 글을 비롯한 다섯 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다섯 편 모두 단편이라는 포맷에 정확히 들어맞는 플롯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첫 작품인 ‘플라나리아’의 이야기가 무척 좋았기(공감의 의미가 아니라 흡인력이 있다는 의미로서) 때문에, 그리고 더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는 자연스런 기대 때문에, 처음에는 두 번째 글도 당연히 계속 이어서 진행되는 한 권의 장편으로 알았다.


다섯 편의 이야기는 모두 의심할 바 없이 여성 작가에 의해 씌어졌다는 것.  그리고 무척 오랜 습작을 통해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실력을 가진 이가 썼을 거라는 짐작을 가능하게 한다.  ‘완성도가 높다’는 말은 찬사임에 분명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해부하는 이들이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쓸법한 말투처럼 보이니 그저 내 식으로 조율(調律)이 꼼꼼히 잘 이루어진(well-tuned) 소설들, 이라고 말하고 싶다.


표지에 적힌 문학상 수상작은 첫 소설 ‘플라나리아’ 이지만, 내가 제일 좋다고 생각한 작품은 맨 마지막의 ‘수인(囚人)의 딜레마(dilemma)'이다.  제목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을 경제학의 이론 가운데 하나인 Prisoner's dilemma theory에서 가져온 것이다(책에서는 수학이론의 일종으로 나오는데 나는 경제학원론을 독습하다가 처음 읽게 된 이론이기에 이렇게 적는다).  사회과학의 한 그럴듯한 이론을 하나 테마로 가져와 여기에 남자 여자라는 등장인물들을 집어넣고 이야기의 살을 붙여 소설로 만든다는 것은 그럴듯해 보이는 만큼 진부하고 역겹게 보이기 쉽다.  거기에 단편이라는 분량상의 제약까지 감수하면서 ’뻔한‘ 이야기가 되지 않게 하려면 소설 속에 들어가는 재료의 조화 말고도 특별한 그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  이것은 작가의 재능일 수도 있고, 소재가 갖는 참신함일 수도 있지만, 내가 이 이야기를 읽으며 ’정말 굉장하다!‘라고 놀란 것은 아무래도 글을 읽는 나의 처지와 공명을 일으킬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그리고 이것은 추리소설에서 으레 등장하는 반전(反轉)이 주는 충격과도 닮아있다).


소설이 아닌 책에 있어서 특히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없다.  표지의 앞뒤에 이러저러하게 적힌 문구들이나 책 뒤의 역자후기가 있는 정도지만 문제 삼고 싶지는 않은데, 그만큼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탓일 것이다.  한 가지 적어놓을 것은, 표지 뒤쪽의 광고문구들을 보면 실린 소설들이 마치 현대사회의 빼곡한 경쟁대오에서 낙오된 이들의 이야기들인 식으로 짐작하기 쉽게 되어있는데, 그것인 이 책속의 주인공들이 부분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의 한 부분일 뿐이며, 이 소설들은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같은 뉘앙스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소설이나 책과는 관계없는 개인적인 깨달음을 하나 적고자 한다.  어마어마하게 지루한 이야기인 사랑에 대한 것이다.  사랑은 고귀(高貴)한 것이니 사람들은 그것이 영원히 지속하길 바란다.  하지만 물리적 속성을 잃지 않고 간직하는 보석이나 희소가치를 지닌 금속들과는 달리 사람의 몸과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랑은 나고, 자라고, 시들고, 또 죽는다.  첫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은 경험의 부족이나 무모함, 또는 인격의 미성숙 때문이 아니라 그 생명을 소진하고 소멸하는 과정이 역설적으로 너무나 생생하기 때문이다.  흔히들 ‘사랑이 변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과 관련한 문답을 많이 주고받지만 사람이 나고 죽는 것에 대하여는 ‘변한다’고는 하지 않는다.  그저 죽었다, 고 할 뿐.  모든 육신을 가진 생명이 유한하듯이 나의 몸과 마음을 빌어 생명을 영위하는 사랑도 그러한 것이다.  사랑할 사람과 결혼할 사람이 따로 있다는 말도 서로 다른 두 생명을 같은 것으로 이름 붙여 보려하는 착시(錯視)같은 것에서 비롯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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