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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강 배 한 척 외 - 2007년 제8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박민규 외 지음 / 해토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그런 날이 있다
마치 몸 전체의 세포가 외부와 벽을 만든 듯
내 안의 소리만 말갛게 선명한.
누런 강 배 한 척,을 읽으러 간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화자로 쓴 박민규의 단편.
딱 박민규의 단편만 읽는다
이제 인생에 대해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은데,
이런 하루하루를 보내며 삼십년을 살아야 한다.
소소하고 뻔한, 괴롭고 슬픈 하루하루를
똑같은 속도로 더디게 견뎌야 하는 것이다.
인간이란
천국에 들어서기엔 너무 민망하고
지옥에 떨어지기엔 너무 억울한 존재들이다 (소설 中)
다 읽고
수상소감을 읽었다
울었다
어쩜 소설보다 소감이 낫다
난 그랬다
박민규도 몰랐던
아버지라는 사람에 대한 몇몇 사진 증거들
수많은 이들 앞에서 노래솜씨를 뽐내고
기계체조를 전공하기도 했고
한때 머리를 허리까지 길렀었고
폭스바겐을 끌고 아가씨들과 데이트 했던
아버지는 그저
자식 셋을 끝까지 공부시키려고
성실하게 정년까지 회사를 다녔던
박아무개씨가 아닌 댄디 박이었다
,고 박민규는 말한다
우리 아빠는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 사람의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나도
집에 와서
안동으로 전화를 건다
사촌동생에게, 숙모에게
,아버지 사진을 구해줘요
부모님 사진을 모으는 중이다
내가 모르고 있는
내가 없던 시절의 그들에 대해,
벽 하나에 부모님 사진을 걸어드릴 참이다
한 장 한 장 액자에 넣어서
카페에 가면 흔히 보는 그런 느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