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란 무엇인가
레너드 코페트 지음, 이종남 옮김 / 민음인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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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안 읽은 책, 덜 읽은 책이
아직도 책장에 쌓여있는데

야구란 무엇인가,를
기어코 샀고
꽤 오랜 시간을 두고 읽었다
아마도 3개월은 걸린 것 같다

굳이 이유를 대자면,
책이 일단 엄청 두껍다
그리고 저자가 미국인이므로 모든 예가 메이저,마이너 야구다

각설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은 걸 배웠다

책의 시작은 이렇다

무서움.
타격은 야구의 가장 기본적인 행위이며
타격을 말할 때에 가장 먼저 꺼내 들어야 할 화두가
바로 무서움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야구의 룰,과는 거리가 멀다
야구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얘기한다고 봐야 옳겠다

타자는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최선으로 공을 때리려는 욕망과
피하려는 본능의 억제 사이에서 싸우는 것이다 (중략)
따라서 타격은 이율배반적인 심리 상태에서
이뤄지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1장-타격, 부분발췌)

솔직히, 타자들의 헛스윙을 보면서
선구안이 저리도 없을 수가, 허구헌날 야구만 한 것들이, 하고
한숨을 푹푹 내쉬던 나였다

그러나, 책에 따르면
마운드에 선 투수가 공을 던지는 순간
타자는 거의 간발의 차로 공의 방향과 궤적을 결정해
무의식적으로 비행궤적을 그리고
배트를 휘두른다는 것이다.

투포수간 거리는 60피트 6인치 (18.44m) 이고
150km 직구가 타자에게 날아가는 데는 0.5초가 걸리지 않으며
그러므로 때리겠다고 판단하는 시간은 0.25초 미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타격은 연습으로 늘 수 있다기 보단
날 때부터 타고나는 것이라고 기술되어 있다

그후로 나는 삼진왕 고엥민이 헛스윙을 작렬해도,
대체로 잘 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김현수나 김동주에 대한 경외심까지 생기게 되었다

그외에도,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뒤집는 내용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도루와 베이스러닝을 잘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발이 빨라야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

감독의 자질은 대부분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그 팀이 보유한 기본 전력이 성적을 좌우한다는 사실,
 
감독,의 역할에 대해
지은이는 덧붙인다

유능한 선수들을 거느린 감독은 이긴다
무능한 선수들만 있으면 진다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백발백중 통할 수 있는 묘책을 찾아내는 것,
그러나 그런 것은 결코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므로 실제로 감독이 하는 일은
근심 걱정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5장-감독, 부분발췌)

대체로 경기의 승패를,
감독의 작전 탓으로 돌리는 팬들이 허다하기 때문에
5장-감독편은 무진장 흥미로웠다

특히, 훌륭한 감독의 요건에선
LG의 김재박 감독이 떠올랐는데,
그의 실패는, 선수들에게 공평무사한 "보스"가 되지 못했고
또 팀의 유일한 "보스"라는 인식도 심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었다

여튼, 5장을 읽은 후엔
김경문 감독에 대해서도 경외심이 일었다

15장-통계,에선
뒷통수를 치는 부분이 있었다

투수층이 약한 팀일 수록 더블플레이 처리 횟수가 많다
이는 투수들이 누상에 주자를 많이 내보냄에 따라
야수들이 병살 처리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며
그 팀의 수비력이 유별나게 탁월하기 때문은 아니다

단순하게 손션이나 고엥민의 환상적인 수비 보는 것만 즐겼지
그 안에 요런 의미가 있다곤 생각지도 못했다

마지막으로,
준PO 1차전 승자가 100% PO에 올랐다는 통계를
들먹이는 야구전문가들에게

야구란 인간이 하는 운동이며
인간의 행동은 단순한 숫자로 환산하기 어렵다
통계상으로 비교할 때는
'모든 조건이 같아야 한다'는 게 전제돼야 하는데
실제로 그런 조건이 갖춰지는 일은 '절대로' 없다

                                                  ...(15장-통계. 부분발췌) 

책을 읽고난 이후에, 두산이 2009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야구란 정말 모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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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2-19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프로야구 개막 카운트다운에 해가 뜨고 지는 2월입니다!
야구 관련 도서를 즐겨 읽으시는 분들을 찾아다니다 들어왔습니다.:)
찌질하고 부조리한 삶은 이제 모두 삼진 아웃! 국내최초의 문인야구단 구인회에서 우익수로 뛰고 있는 박상 작가가 야구장편소설 <말이 되냐>로 야구무한애정선언을 시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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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에 직접 다녀오신 건가요! 대단합니다.ㅠㅠ

산입에거미줄 2010-04-10 21:20   좋아요 0 | URL
너무 간만에 서재에 들어왔더니,
프로야구는 개막하고
이벤트는 끝이 났겠죠? 헤...

야구보며 즐거운 하루하루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