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대 위의 까치 - 진중권의 독창적인 그림읽기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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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식의 그림읽기,에 관한 책이다

그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그림 12점에 대해
진중권 식으로 풀어나간 내용인데, 썩 재미있다 

그는 서문에서 롤랑 바르트,의 사진 해석에 대한
두 가지 관점에 대해 얘기하는데,

사회적, 일반적 해석의 틀에 따라 읽는 "스투디움"과
일반적 해석과 관계없이 보는 이가 개별적으로 읽는 "푼크툼"

진중권은 12점의 그림을
때로는 스투디움식으로, 때로는 푼크툼으로 읽으면서
그야말로 앎의 즐거움을 준다

종종 습자지 같은 얄팍함이
그의 유식한 문장들에 브레이크를 걸었으나

진중권은 꽤나 나같은 무식한 애들을 위해
대중적인 눈높이를 맞추고 글을 써나간 것은 틀림없다

얼마나 잘난 척 하고팠을까,만은...

예전에 진중권 블로그를 훔쳐봤을때
그는 경비행기 자격증을 따고
가끔 서해안을 횡단하기도 했는데,

(그 때문에 나도 한동안 경비행기에 꽂혀 관련 사이트를 겁나 드나들었다)

그런 남다른 취미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푼크툼 식으로 읽은 진중권은,

무지몽매한 이들 앞에서 더 유식하게 굴 수 있음에도
아는 체를 유머로 승화할줄 아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다

여튼 그가 제시하는 12점의 그림 가운데,
가장 맘에 든 그림을 꼽는다면,

난 '고야'의 <개>가 제일 좋았다
그리고 '요하네스 굼프'의 <자화상>도 좋았다

나같이 제멋대로 해석하는 스타일은,
스투디움식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작품이 딱이다

성경이나 신화,에 대한 배경지식도 없거니와
도상학에 대해서도 전무하니 말이다 

그리고 어찌됐건 작품은 작가를 떠난 뒤엔
보는 이들의 거라는 생각이니까.

중요한 것은, 그의 식대로 읽은 12점의 작품을
내 식으로도 한 번 읽어보는 것이겠고

그가 한 것처럼,
내 인생의 그림을 꼽아보는 것이 이후의 과제가 되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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