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 어린양
브레넌 매닝 지음, 송형만 옮김 / 복있는사람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우리의 신앙 현실을 예리한 눈으로 파헤친다. 우리는 온갖 보호 장치를 들고 그분 앞에 나아간다는 것이다. 즉 율법과 종교적 엄격주의, 자기 합리화, 세상과의 타협, 자기 연민, 심지어는 자기 입맛에 맞게 만들어 낸 예수님까지…… 하지만 정작 우리가 그러면 그럴수록 진짜 예수님과는 거리가 멀어진다고 힘주어 말한다.




우리는 어쩌면 저자의 말한 대로 그릇된 환상과 신화에 빠져있는지도 모른다. 정말 성경에서 말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을 체험하지 못한 채, 다만 종교로서의 하나님께 매어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자의 말처럼 환상을 버리기란 괴로운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의 환상을 부수기 위해 포효하는 사자처럼 우리를 덮쳐 갈기갈기 찢고 산산조각 내서 몸의 뼈를 모조리 부수시는 주님을 바라본다면, 그런 후에 우리를 고쳐 그분의 팔에 안아 달래며 부드럽게 입맞추는 황홀한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무자비하되 위로하시는 하나님은 우리를 대신해 죽음의 고통을 당하신 어린양이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예수의 하나님을 알게 됨으로써 가장 아름다운 열매는 자신을 긍휼히 여기는 태도라는 진실에 이르게 된다. 하나님은 우리의 조건에 합당한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신다. 우리의 가치 있고 없음을 떠나서, 충성하고 불충함을 떠나서, 우리의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신다. 이러한 예수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자유롭고 자신에 찬 백성을 길러낸다. 그리고 사랑의 하나님은 사랑이 넘치는 백성을 키운다. 이처럼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게 될 때, 우리는 넘치는 연민과 자유를 주는 사랑의 백성, 곧 사랑이 넘치는 백성으로 변화를 입게 된다.




브레넌 매닝의 글은 이처럼 사자의 발톱을 감춘 채, 우리에게 다가온다. 때로는 강렬하게 우리의 심정을 뒤흔든다. 하지만 자비하고 온유한 사랑의 속삭임으로 사자의 발톱으로 인해 상한 상처들을 치유한다. 그리고 그 결과로 우리 안에 어린양의 영혼이 심겨져 있음으로 인해 우리는 마냥 행복해한다.




이처럼 “사자와 어린양”이라고 하는 결코 조화될 수 없는 양상이 한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신기를 보며, 우리는 그저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그분을 향해 우리의 거침없는 신뢰를 둘 때, 우리는 오로지 하나의 순수한 열정으로 인해 황폐해진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제야 비로소 충만한 믿음의 삶이 열리기 때문이다.




우리의 열정이 꺼지고 사라지기 전에 브레넌 매닝과 함께 시작해보자. 기꺼이 부서지고 새로이 태어나는 위험을 무릅쓰는 마음과 풍성한 상상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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