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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구
김이환 지음 / 예담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갑자기 사람을 삼키는 커다란 구가 나타났다.
어디서 왔는지, 왜 나타났는지, 그 안에는 뭐가 있는지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한채 구에 흡수되어 간다.
단지 서울에서 시작됐다는 것 밖엔...
마치 톰크루즈가 나왔던 영화 우주전쟁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정체조차 모른다.
구를 최초로 발견한 남자는 서울시를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곧 구의 등장을 알게된 사람들로 인해 도시는 아비규환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
구는 살아있는 사람들을 향해 천천히, 하지만 끝까지 뒤쫓는다.
점점 그 수를 늘리면서...
구의 존재로 인해, 공포로 인해 평범했던 사람들은 점점 이성을 잃어가며 이기성과 폭력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어느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다. 그저 혼자 맞서야 한다.
남자는 부모가 살고 있는 도시에 들어가게 되지만 이미 사람들이 사라진 도시는 텅비어 있을 뿐이다.
그러다 우연히 종교의 믿음으로 구에 맞서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나지만 현실을 보지 않으려는 그들에게서 도망쳐 나오고 잔인한 도둑 무리를 만나면서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한다.
대형마트에서 또 다른 생존자를 만나게 되지만 그는 허무하게 구에 흡수되버리고 만다.
결국 남자는 유일하게 구에 흡수되지 않고 남아있는 생존자가 된다.
그가 만지는 구는 금속같은 느낌의 커다란 구일 뿐이었다.
하지만 구가 갑자기 사람들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살아있는채 흡수되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남자는 더이상 구가 공포의 대상이 아니었다.
마녀사냥하듯 사람들은 잔인성을 드러내며 화풀이 대상을 찾고 남자는 자신이 살기 위해, 그 곳에 벗어나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또 다시 도망치기 시작한다. 이번엔 사람들로부터...
정체불명의 구로 인해 사람들은 변하기 시작한다.
아니 본성을 드러낸 것일까...
개인은 무기력하고 자신의 이익과 도덕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약한 존재이다가도 집단이되는 순간 무섭게 변하기 시작한다.
주인공 남자 역시 영웅의 모습이 아닌 지극히 약하고 이기직인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는 너무나 현실적인 모습에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이고 만다.
구보다 더 무서운 우리의 모습을 보았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