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
나태주 지음 / 밥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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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은 정말 오랜만이다.

언제인가부터 난 시를 읽지 않았다.

아마 류시화 시집을 끝으로 시는 더 이상 내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했다.

삶이 바빴고 읽어야 할 책들은 넘쳐났다.

여유를 가지고 한 장 한 장 시를 음미해가며 읽기엔 내 삶이 녹록치 않았고,

내 마음의 여유도 빠듯했다.

 

그 삶에 잔잔한 돌맹이라도 던지듯

이 책이 다가왔다.

 

조금은 여유를 가져도 된다고...

조금은 시간을 내어도 된다고..

조금은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라고..

 

<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는 사랑, 여행, 친구,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마음을 울리는 글이라기 보다 마음을 흐르게 하는 글이다.

감동을 주기 보다 일상 생활을 되돌아보게 하는 글이다.

어디에 무언가 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 곁에서 있는 것들을 말하는 글이다.

그래서 새롭다.

그래서 익숙하다.

그래서 편안하다.

 

어느 순간 시가 어렵다고 느꼈을 때가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일까?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건 아닐까?

그런 불안감 속에서 시를 조금씩 멀리했다.

어느덧 시는 내 곁에 없었다.

 

<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가 내 곁에 왔다.

그냥 내가 생각하고 싶은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저자의 생각보다 읽고 난 후의 내 느낌에 충실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시를 읽었다.

그리고 시는 내 곁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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