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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 담아요, 마음 ㅣ 반올림 39
김혜진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10월
평점 :
당신의 학창시절은 어땠나요?
좋아하는 친구와 좀 더 가까워지고 남몰래 눈물 훔치고,
또는 좋아하는 교회 언니(누나), 형(오빠)은 없었나요?
그 사람 때문에 학창시절 교회를 다니거나 하지는 않았나요?
아니면 친구의 비밀을 혼자만 간직한 적은요?
난 어려서부터 착한아이 콤플렉스가 있었어요.
그래서 남들이 보는 앞에선 참으로 모범적이었죠.
물론 뒤에서 호박씨를 깠다는 말은 아니에요.
그렇게 용기가 많은 친구도 아니었거든요.
뭔가를 하고 싶어도 그냥 마음속으로 삭히고, 미루고, 숨기고, 대체하고..
그런 친구로 살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오늘 이 책을 읽었어요.
<가방에 담아요, 마음> 김혜진작가의 5개 단편을 묶은 책인데.. 십대의 마음을 담은 다섯 편의 사랑이야기라는 뒷표지 문구가 이 책을 설명하네요.




p.11
하고 싶은 일도 딱히 없고, 잘하는 것도 없다. (중략) 뭘 할지 몰라서 대학이라도 가려는 건데. 사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한심한 건 나도 마찬가지다.
p.64
우리는 혼돈으로 태어나 혼돈의 모습을 빼앗기게 된다. 혼돈은 혼돈이었을 때 그 무엇보다 강했을 것이다. 강하고 약하고를 판단하는 기준에서 아예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결정하지 않았을 때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것과 같다. 하나씩 이름을 붙이고 방향을 정할 때마다 혼돈은 죽어간다. 마침내 모든 가능성에 꼬리표가 붙으면 우리는 평범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p.141
신우와 나는 우리 부모들의 이중성에 대해, 일관성 없음에 대해 한참을 떠들어댔다. 나누는 삶을 살라고 하면서 손해 보지는 말라고 한다. 겸손하게 낮은 자리에 머물라 하면서 성적은 잘 나와야 하고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 예수님처럼 살아라. 잠깐! 그렇다고해서 예수님처럼 고아와 창녀와 거지의 친구가 되라는 뜻은 아니야. 옛님처럼 똑똑하게, 존경받으며, 앞서 나가라는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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