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로 먹고살기 - 국제회의 통번역사로 활약하는 국내파의 경험과 노하우 먹고살기 시리즈
박지영 지음 / 바른번역(왓북)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학창시절 외국어 한 두개 정도 능수능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이가 있을까?

시골에서 살았던 나는 그게 그렇게 부러웠다.

외국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그 시절 보기에도 흔하지 않았던..


늘 동경해 왔기 때문일까. 전공도 어학을 선택했다. 물론 영어가 아닌 다른 제2외국어지만..

언어를 배우는 것은 아기가 걸음마를 배우는 것처럼 신기하고 즐겁고 행복했다. 좌절했지만 굴하지 않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렇게 걸음마 한 발짝을 뗄 수 있었다. 한발짝 내딛기 시작하니 걷고 싶어졌고, 걷게 되니 뛰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걷기를 멈추지 않아야 뛸 수 있다는 사실을.. 뛰는 것을 계속해야 더 잘 뛸 수 있다는 사실을..

그렇게 내 전공 실력은 걷기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사실 내가 통역사가 되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통역사가 될 수 있을까 싶어서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니다.

궁금했다. 순수 국내파로 우리나라에서 통역사로 업을 갖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던 것일까. 가고 싶었지만 실력도 형편도 상황도 여의치 못했던 내 입장에서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들의 삶을 조금 엿보고 싶었다.


[통역사로 먹고 살기]는 제목처럼 적나라하다. 이상만 꿈만 환상만을 말하지 않는다. 현실적인 문제들, 통역사가 되어야만 알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어떻게 통대를 가게 되었고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어떤 일을 겪었고, 겪을 수 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한다. 통역사에 대해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들만이 겪는 일들에 대한 설명은 새로웠다. 통역사를 하기 위한 실질적인 준비과정, 통대생들이 하는 공부법, 통역사들의 진로, 영어 공부 노하우 등 정말 통대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한줄기 빛이 될 것같다.


과거 번역을 꿈꾸었던 나는 자격증을 따면 번역을 할 수 있게 되는 줄 알았다. 그 시절에는 번역자격증이 있었다. 그리고 그 자격증을 준비하기 위한 무수한 고가의 교재들이 난무했다. 지방이어서일까 딱히 정보도 마땅치 않았고, 지금처럼 핸드폰만 켜면 인터넷을 접속하던 시절도 아니어서일까. 좀처럼 길이 보이지 않았던 그 시절을 생각한다면, (물론 지금은 더 많은 정보들이 넘쳐나지만, 진짜 나에게 필요한 정보인지는 잘 따져 보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 내용은 알짜배기라고 할 수 있겠다. 직접 걸어간 산 증인이 있으니.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때려 치우고 서른이 넘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는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 한편으로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고 있음에 부러움을 감출 수 없다. 지금은 도전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나이에 이르러서 그들의 삶을 살짝 엿보는 것으로도 만족한다. 그리고 치열한 저자의 삶을 통해 나태했던 내 삶을 반성한다. 저자와는 다른 길이지만 나도 내 길을 계속 걸어가야겠다.

p.31
우리는 때로 짧은 순간의 판단을 내리곤 한다. 그리고 그것이 새로운 결심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결심으로만 끝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결심은 행동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순간의 결심이 그 이후로의 삶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p.116
우리는 가끔 다른 사람은 다 괜찮아 보이고 다 잘하는 거 같은데 나만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다.

p.157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우선 많이 읽으라고 말하고 싶다. 원어민이 쓴 신문이나 잡지를 읽는 것을 우선으로 추천한다. (중략) 많이 읽을수록 정보가 쌓여 이해되는 정보의 양도 늘어나고 듣기 실력 또한 향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