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불한 완역판, 개정판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
생 텍쥐페리 지음, 김미성 옮김, 김민지 그림 / 인디고(글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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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읽은 많고많은 책 중에서 지금 나에게 인생책을 묻는다면 난 주저없이 <어린왕자>를 말할 것이다. 살면서 <어린왕자가>를 열 번 정도는 읽은 것 같은데, 이렇게 깊이 다가온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지금 내가 처한 상황과 내 사정 등 모든 것들이 어우러진 현실과 책의 내용이 맞아 떨어진 게 아닐까 싶다. 무엇이든 타이밍이 중요하다.

글담에서 이번에 새로 리커버북으로 출간된 <어린왕자> 표지다


우충중한 배경과 사진 찍는 솜씨가 없다보니 사진이 너무 허접하게 나온 걸 출판사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실제 책은 정말 더 근사하다. 이래서 미디어를 그대로 믿으면 안된다고 하나보다. 보이는 게 다 가 아닌 경우가 이렇게 생겨버린다.


내부 이미지를 꼭 보여주고 싶다.

이 책은 읽는 책이기도 하지만, 봐야 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정말 크다.

어린왕자와 그의 장미가 대화하는 장면이다.

지구에 도착한 어린왕자가 사막여우를 만나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그림을 보면 이 책이 갖고 있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잘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그동안 나는 어린왕자를 글자만 읽었다.

작은 별에서 사는 어린왕자는 한송이 장미를 보살폈지만 장미꽃과 서로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다. 결국 다툼 끝에 어린왕자는 다른 별을 여행한다. 신하가 없는 왕, 술 취한 사람, 바쁜 사업가, 가로등을 관리하는 사람, 지리학자, 그리고 지구. 지구에서 사막 여우를 만나고 사랑하는 길들여지는 방법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별로 떠난다.


모든 책이 다 마찬가지듯 책을 글자만 읽어서는 안 된다.

난 무엇이 그렇게 급하고, 무엇이 그렇게 바빴는지..

빨리빨리 다음장, 다음장, 다음이 궁금해, 그래서 어떻게 됐어? 아. 이렇게 되었구나.. 흠...


한문장 한문장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나에게 무엇을 얘기하는지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그렇게 페이지를 넘겨버렸다. 이번에 다시 어린왕자를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한글자, 한단어, 한문장, 한단락, 한페이지 마음에 새기며 읽어야 한다는 것을..


요즘처럼 책이 넘쳐나고, 읽어야 할 책이 많은 세상 속에서, 언제 그렇게 책을 읽고 있느냐고, 그럼 서점에 쌓여 있고, 매일매일 출간되는 책들은 언제 읽을거냐고 속으로 물었었다. 이제는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그 책이 다 무슨 소용이냐고, 일어날지말지 모를 내일 걱정은 왜 하냐고,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이 너에게 소중한 거라고, 네가 살고 있는 지금이 가장 소중한 거라고, 답해주었다.


바쁘게 뛰어가는 사람들 틈에서 서 있는 자신을 너무 책망하지 말자. 나는 내가 생각한 그 길을 나에게 가장 알맞은 속도로 잠시 숨을 돌리며 쉴지언정 멈추지 않고 가면 된다. 올 여름 나에게 온 <어린왕자>는 나에게 그 방법을 일깨워주었다.

p. 53

나는 빨간 피부의 신사가 살고 있는 별에 대해 알아. 그는 단 한 번도 꽃향기를 맡아 본 적이 없어. 별을 바라본 적도 없고, 누구를 사랑해 본 적도 없어. 계산하는 것 말고는 다른 걸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야. 그 사람은 하루 종일 아저씨처럼 이렇게 말해. ‘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야! 난 성실한 사람이라고!‘ 그의 마음은 자만으로 가득 차 있어. 하지만 그는 사람이 아니야. 버섯이라고!

p.114

길들인다는 게 무슨 의미야?

관계를 맺는다는 의미야.

(...)

넌 아직 나에게 수많은 다른 아이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아이일 뿐이야. 그러니까 난 네가 필요하지 않아. 너도 내가 필요하지 않고. 너에게 나는 수많은 다른 여우들과 다를 바 없는 한 마리 여우일 뿐이거든.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는 거야. 너는 나에게 이 세상 단 하나뿐인 아이가 되는 거고, 나는 너에게 이 세상 단 하나뿐인 여우가 되는 거지.

p.122

내 비밀을 말해 줄게. 비밀은 아주 단순해. 그건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는 보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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