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오브 왓치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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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할 나위 없는 스티븐 킹이다.

휴가 때 읽으려고 고이 모셔두었다.

8월 첫째 주. 휴가지는 강원도 도원계곡.

계곡은 정비기간이라 식당이나 편의시설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계곡은 그대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계곡 가운데 넓따란 바위 위에서 나는 호지스와 홀리, 나쁜 브래디를 만났다.

책을 좋아하고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스티븐 킹의 작품을 재미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물론 개인 취향이겠지만). 그의 글은 재미있고 흥미롭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마지막 페이지를 닫을 때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다. 게다가 541페이지를 반나절, 길게는 한나절이면 읽을 수 있을 만큼 속도감 있다.

 

<엔드 오브 왓치>는 미스터 메르세데스, 파인더스 키퍼스에 이어 빌 호지스의 3부작 완결편이다.

스티븐 킹이 최초로 선보인 탐정 하드보일드 소설 시리즈로 게임 중독과 청소년 자살을 소재로 하고 있다.

브래디취업박람회에 모인 사람들을 타켓으로 새벽에 차를 몰고 돌진,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다치면서 메르세데스 킬러라 불렸다. 그를 지금은 퇴직한 형사 호지스와 그의 파트너 홀리가 잡았다. 브래디는 거의 다 뭉개진 뇌를 지니고 혼수상태로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혼수상태라 법정에 서지도 못한다. 병원에서는 그를 무뇌인간이라 부르지만, 정작 그의 삶은 움직이지만 못할 뿐, 다른 사람의 간호와 정성으로 지극히 안락하게 생활한다. 담당의 배비노는 브래드에게 개인적인 약물 실험을 한다. 그 덕분인지, 아니면 살고자 하는 브래드의 의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브래드의 뇌는 깨어난다. 그리고 그는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능력을 갖고 그 능력을 이용해 사람들의 자살을 유도한다.

그리고 일어난 자살 사건. 취업박람회 사건에서 전신마비 상태로 살아난 스토버와 그의 엄마가 자살했다. 그리고 브래디를 돌보는 수간호사가 자살했다. 제롬의 여동생 바브라가 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당하고 그곳에서 바브라의 목숨을 구해준 학생의 증언을 통해 의문을 품고 수사하기 시작하는 호지스와 홀리는 병원에서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는 브래디와의 연관성에 의심을 품는다.

이 책은 모든 사람들 내면에 깔려 있는 외로움을 말한다. 시험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아이, 그래서 부모님을 실망시킬까 봐 겁이 나는 나이, 남들보다 뚱뚱하다고 놀림을 받는 아이,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의 자아에 의구심을 품는 아이,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 그래서 외부 사람들과의 만남이 마냥 편하지 않는 사람 등등 모두 다 나 자신이고,나일 수 있고, 나였던 사람들의 외로움을 말하고 있다. 이 외로움을 브래디는 자살이라는 길로 유도하고 있다.

판타지지만 정말 조만간 일어날 수도 있겠다 싶은 내용이다. 지독한 올 여름 끝을 장식해줄 소설이다.

p.57
톰도 시티 센터 참사 때 중상을 입었지만 원상태로 거의 회복됐다. 호지스는 회복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볼 때마다 놀라워진다. 그런다고 인류에 대한 희망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아니다, 생긴다

p.305
고등학교에서 루비콘 강을 건넌다는 표현을 배웠을 때 브래들리 선생님의 설명을 듣기 전부터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 번복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린다는 뜻이다. 그가 나중에 깨달은 사실이 있다면 우리 인간들은 애석하게도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루비콘 강을 맞닥뜨릴 때가 많다는 것이다.

p.404
그는 만족감이라는 게 어떤 건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모든 바람이 잦아들어서 한없이 둥둥 떠다니기만 하는 무풍지대와 같은 감정이다. 발전 목표가 소진되면 이어지는 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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