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연습
조정래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는 인간의 삶, 그것은 결국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연습'이다.

 

책의 서두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한 '전향자'의 이야기.

그의 삶을 바라보며 인간은 인생이라는 삶을 살아가는 데 연습하지 않을 수 없다는, 그 모든 것이 한 인간이기에 겪어야 하는 연습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윤혁' 사회주의 이념으로 북한에서 남파된 간첩. 일을 시작하지도 못하고 친구의...깊은 우정이라 믿었던 친구의 신고로 투옥. 20여년간 '무기징역'이라는 선고와 함께 '빨간 헝겊'을 가슴에 단 남자.

여기서 '빨간 헝겊'은 사형주가 아닌 이념죄, 사상죄를 말하는 것이다. 그만큼 그 당시 이념의 죄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보여주는 한 예라 볼 수 있겠다.

 

힘들게 전향을 선언하고 '김형사'의 보호감찰 아래 번역을 하며 살아가는 그에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던 '강민구'라는 친구의 제안으로 쓰게 된 수기, 그 수기를 쓰면서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며 다 자신의 죄라는, 친구의 배신도, 부모님의 죽음도, 가족들에게 연좌제의 무거운 죄를 뒤집어 씌운 것도 모두 자신임을 바라본다.

 

그 수기가 바탕이 되어 '최선숙'이라는 보육원 원장이 그를 찾아오고 그는 그녀와 함께 '인간의 꽃밭'이라 부르는 아이들과 함께 살아간다.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삶의 조건에서 윤혁이라는 이념형 인간의 거듭나기에 이 책은 많은 비중을 할애한다. 작가는 이념과 의식을 반성하고 새로운 인간의 심성 토대 위에 연습을 하듯 한 걸음씩 나아가는 과정이 통일로 가는 길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나의 삶은 얼마나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할까?

아직 뭔가를 이룬 것이 없으니 수많은 연습을 쌓아야 진정한 인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혹 그 시간들이 힘들고 지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멈추지 않을 때 나의 연습들도 무르익어 '나'라는 한 인간을 이 땅 위에 제대로 세워 놓지 않을까 싶다.

 

"진정한 작가란 어느 시대, 어느 정권하고든 불화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모든 권력이란 오류를 저지르게 되어 있고, 진정한 작가는 그 오류를 파헤치며 진실을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작가는 정치성과 전혀 관계없이 진보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으며, 진보성을 띤 정치세력이 배려하는 오류까지도 밝혀내야 하기 때문에 작가는 끝없는 불화 속에서 외로울 수밖에 없다."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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